"아무리 불황이 심해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내놓고 훌륭한 서비스를 곁들인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리바이스 본사는 샌프란시스코 도쿄 등 4곳에만 있는 디자인팀을 최근 서울에도 신설했고 내년부터는 한국에서 판매할 청바지는 전 품목을 한국에서만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세계적인 청바지 업체 리바이스의 창립 1백50주년과 한국법인 설립 10주년을 맞아 리바이스코리아의 박창근 사장(48)은 이렇게 밝혔다. 박 사장은 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3년간 매출이 2배로 늘고 영업이익이 1천5백% 증가했다"며 "앞으로 한국 고객을 위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리바이스 501' 청바지 차림으로 간담회장에 나온 박 사장은 줄곧 서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서울에 디자인팀을 두고 전 품목을 한국에서 생산키로 한 것은 그만큼 한국시장을 중시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에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청바지 중 30% 가량을 필리핀 등지에서 만들어 가져왔는데 이젠 모두 국내에서 만들기 때문에 우리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리바이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을 54% 늘렸고 올해도 45% 높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겨 기업 체질을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리바이스코리아는 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곤경에 처했다. 임직원의 절반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박 사장이 취임한 것은 이때였다. 박 사장은 당시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고 매장 확대(당시 51개,현재 1백1개),재고 절감 등의 숙제를 해결해 나갔다. 마침 지난해 축구국가대표 송종국 선수를 기용한 월드컵 마케팅이 성공하고 신제품 '엔지니어드 진'이 히트치는 바람에 리바이스코리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에 이어 2위에 올라서게 됐다. 박 사장은 울산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남오리건주립대에서 MBA를 취득(87년)한 뒤 워너램버트코리아 질레트코리아를 거쳐 벤키저코리아에서 대표를 지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