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가 프로에게,초보자가 상급자에게 하는 질문중 가장 흔한 것이 "어떻게 하면 거리를 늘릴 수 있는가?" 일 것이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소재 '샘 스니드 골프아카데미'의 교습가 힐 헤릭도 이 질문을 제일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당 10여만원의 레슨비를 받는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한결같다. 그것은 "그립을 조금 부드럽게 잡으라"는 평범한 말이다. 그립을 현재보다 가볍게 잡으라는 말은 이 아카데미 창시자인 샘 스니드의 지론이기도 하다. 스니드는 골프 역사상 손꼽을 만큼 우아한 스윙의 소유자이면서 '파워풀 히터'로도 유명하다. 스니드는 "그립을 할때는 손 안에 작은 새가 있다고 생각하라"고 강조한다. 세게 쥐면 새가 상처를 입고,그립이 너무 약하면 새가 떨어지고 만다. 새를 살포시 쥐고 있는 정도의 힘이면 족하다는 것이다. 헤릭은 그립에 힘을 빼면 클럽헤드 릴리스를 잘 할 수 있어 헤드스피드를 높일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이는 스윙 자체를 변형시키지 않고 거리를 늘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 어드레스 때부터 그립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골퍼들 중에 장타자를 보았는가. 손·팔·어깨등 상체가 긴장될수록 스윙은 어색해지고 거리도 짧아진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