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장비업체인 모토로라가 6일 반도체 부문의 분사를 결정했다.


이동전화 등 핵심 역량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다.


분사 결정이 발표된 이날 뉴욕증시에서 모토로라 주가는 무려 10% 급등하는 등 투자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애널리스트들도 '올바른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반도체 사업에서 완전 손떼=모토로라는 텍사스 오스틴의 반도체 공장을 매각하는 형태로 분사키로 했다.


주식공모(IPO)를 실시한 뒤 잔여주식은 기존 모토로라 주주에게 세금 없이 나눠주는 형식이다.


반도체는 지난해 전체 매출(2백67억달러)의 18%(48억달러)를 차지하는 두 번째로 큰 사업부문.


한때 통신장비용 칩 분야에서 세계 최대 생산량을 자랑했지만 IBM과 공동개발한 '파워PC'가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밀리면서 최근 들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때문에 2001년과 2002년 두해 동안 무려 34억달러(약 3조9천1백억원)의 손실을 냈다.


전체 직원의 40%인 6만명을 감원하고 제조설비의 아웃소싱을 늘리는 등 과감한 '몸집 줄이기'전략을 폈으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로만 따질 경우 '반도체 업계 톱 10'밖으로 밀렸다는 분석(반도체 조사기관인 IC인사이트)까지 나올 정도다.


◆이동전화 등 핵심분야에 역량 집중=모토로라는 지난 96년까지 이동전화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이 26%를 넘어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그러나 '반도체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이 핀란드 노키아가 1위를 치고 올라왔다.


최근에는 시장 점유율이 14%선까지 떨어지면서 3위인 삼성전자(10.8%)의 추격까지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동안 주주들과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부문을 포기하고 이동전화 단말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촉구해 왔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를 두고 찬반이 엇갈렸다.


창업주의 손자인 크리스토퍼 갤빈 회장 겸 CEO가 최근 전격 사임을 결정한 것도 이같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도체 분사결정에 대해 투자자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리먼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인 팀 루크 등 월가 분석가들은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있게 됨으로써 모토로라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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