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로 즉위 은경축(25주년)을 맞는 가톨릭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3)의 명상시집 '내 안에 그대 안식처 있으니'(최성은 옮김,따뜻한손,8천원)가 번역돼 나왔다. 지난 3월 폴란드와 이탈리아에서 동시 출간된 이 시집은 젊은 시절 시인으로 정식 등단했던 교황이 가톨릭 수장이 된 후로는 처음 내놓는 작품집이다. '시냇물''시스티나 소성당 문턱에서''모리야 땅의 언덕' 등 3부작으로 구성돼 있다. '로마에서 온 세 폭의 성화'라는 부제처럼 각 테마마다 실려 있는 다양한 색깔의 여러 시들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그대가 물의 근원을 발견하려거든/물길 따라 거슬러 올라가야 하느니/용감히 나서라,끝내 찾아라,굴하지 마라/어딘가 반드시 발원지는 있으리라/근원이여,너는 어디에 있는가/정녕 어디쯤에서 맑게 샘솟고 있는가('시냇물' 중) '시냇물'은 시냇물을 거슬러 근원찾기,'시스티나 소성당 문턱에서'는 미켈란젤로의 붓끝에서 형상화된 창조와 심판을 통해 깨닫기,'모리야 땅의 언덕'은 삶의 수수께끼 풀기 등의 주제를 담고 있다. 한편 파킨슨씨 병을 앓고 있는 교황의 임종 임박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관계자는 오스트리아의 크리스토프 셴보른 추기경이 "교황과 같은 충만하고도 밀도 있는 삶도 언젠가 끝을 맞게 된다. 전세계가 병을 앓고 불구가 된 채 죽어가고 있는 교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 것을 외신들이 잘못 해석해 위독설이 퍼졌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지난 7일 폼페이의 성당을 찾아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등 일상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고국인 폴란드를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오는 19일의 마더 테레사 수녀 시복식과 21일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있을 새 추기경 서임식 등도 정상적으로 집전할 예정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