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포츠 룩(caports look)'이 거리를 휩쓸고 있다. 캐주얼과 스포츠를 합성한 용어로 최근 전반적인 소비침체에 따른 불황에도 불구하고 캐포츠 관련 품목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이를 받쳐주는 가장 큰 토대는 주 5일 근무제 확산과 여행.스포츠 등 레저문화를 즐기는 계층의 증가다. 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말 뿐 아니라 평일에도 달리기 요가 등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와 관련 한국패션협회는 올해 국내 패션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3.8% 축소됐지만 캐주얼의류는 최고 20%(골프웨어는 3% 선)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국내 캐주얼의류 시장은 2000년 4조8천1백억원,2001년 5조5천4백억원,2002년 5조5천7백억원 선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 캐주얼 브랜드 활성화 이런 흐름을 반영하 듯 올 상반기 의류업계에선 여성 캐릭터 정장 브랜드들이 상당수 사라진 반면 '콕스' '쿨하스' 등 감성 캐주얼 브랜드는 큰 인기를 얻었다. 정장의 경우도 아래위 한벌짜리 정장보다 본인 취향에 따라 재킷 바지 스웨터 등을 따로 맞춰입을 수 있는 단품 구성이 늘어나는 등 캐주얼의 영향은 포괄적이다. 최근 가을시즌 매장 개편을 마친 백화점에서도 레저스포츠 및 캐주얼 의류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EXR' 등 캐주얼과 '애시워스' '빈폴골프' 등 골프웨어 매장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가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현상.SK글로벌이 이번 시즌에 시작하는 '타미 힐피거',골프웨어 아동복 등 총 8개 라인으로 폭을 넓힌 '빈폴',고유 체크 무늬로 브랜드 차별화를 시도한 '헤지스' 등이 두드러진다. ● 캐포츠 룩 확산 캐포츠 룩의 주요 아이템으로는 트레이닝복처럼 허리와 바짓단을 밴드 처리한 바지,블루종 점퍼,운동화 모양의 스니커즈 신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트레이닝복 스타일은 최근 달리기 헬스트레이닝 요가 등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폭넓게 확산됐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트레이닝복이 곧 외출복이란 말이 나올 정도.운동화 처럼 끈을 묶게 돼 있는 스니커즈 신발의 경우 주말 근무차림으로도 애용될 정도로 멋쟁이들 사이에 인기다. ● 아웃도어 스포츠 룩 스포츠와 레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아웃도어 스포츠 룩이 주목받고 있다. 아웃도어 스포츠 룩이란 등산 낚시 조깅 하이킹 등 레저스포츠를 위해 최적의 기능을 갖춘 의류인데 이들 제품이 실제 해당 활동에서 뿐 아니라 가벼운 캐주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인라인스케이트 스케이트보드 산악자전거(MTB) 등을 즐기는 층이 늘면서 관련 의류도 인기를 얻고 있다. ● 첨단 기능성 소재의 일상화 방수 및 투습성(물기를 털어내는 성격)이 뛰어난 고어텍스,신축성이 뛰어나 몸매를 매끄럽게 드러내는 라이크라와 방풍기능이 탁월한 윈드스토퍼 등 기능성 소재가 일반의류에도 폭넓게 쓰인다. 등산복 등 스포츠의류에만 쓰이던 하이테크 원단이 일상 속으로 파고 든 것으로 이 또한 캐포츠 바람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윈드스토퍼 소재가 섞인 울 점퍼(빈폴 레노마 등),라이크라가 함유된 니트 스웨터(메이폴 지오다노 등),고어텍스를 안감으로 사용한 스니커즈(소다) 등이 대표적이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