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불안으로 인한 국내 경기 악화가 우리 경제를 심하게 흔들고 있는 가운데 교육이나 외식ㆍ건강 관련 산업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기를 뒷받침하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들 산업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일반인들의 '삶의 질'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산업이라는 점이다. 특히 주5일 근무제 도입, 고령화사회 진입 등 외부적 요인의 변화는 부의 축적에만 몰두하던 현대인들에게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을 가지게 했다. 이는 높은 경제적 성장에만 매몰돼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에게 또 다른 패러다임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산업들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교육산업, 판도가 바뀐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민 상품이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열풍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많지만, 다른 쪽에서는 이들 이민신청자 대부분이 자신보다 자녀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민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들을 비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즉 무한경쟁에 내몰린 자신들보다 더욱 좋은 환경에서 자식들을 키우고자 하는 부모들의 열망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민 열풍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자식을 키워야 하는 부모들 사이에서는 경쟁적으로 아이들 교육비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미 올해 교육시장 규모가 4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특히 아직까지도 식을줄 모르는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을 보면 교육산업은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격한 신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자기 개발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어학원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에 따라 2003년도부터 시행되고 있는 '치ㆍ의학 전문대학원 제도'로 의대를 졸업하지 않은 4년제 대졸자도 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많은 고학력 대졸자들이 전문학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불황은 없다' 외식산업 '삶의 질'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 확산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는 곳이 바로 외식산업이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외식산업은 특히 불황의 여파를 비교적 적게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패밀리 레스토랑 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대비 30~40%의 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외식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KT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비롯해 앞으로 IMF 이후 최대 규모의 감원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교적 적은 자금으로 창업할 수 있는 이들 외식산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전문가들은 금방 사라지는 일회성 체인점이 아닌 튼튼한 체인점 본사를 선택해 불황을 이겨내는 지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건강과 밀접히 연관된 건강테마 외식업 등 테마를 갖춘 외식산업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미래산업의 주축 '건강산업' 지난 5일 폐막된 '제2회 한경ㆍMBC 실버박람회'는 건강산업이 미래를 선도하는 산업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총 1백20여개 업체들이 2백50여개의 품목을 내놓은 이번 전시회에 총 3만5천명의 관객이 몰려들어 이같은 관심을 반영했다. 현재 서구식 식생활 패턴과 각종 환경오염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건강은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따라서 이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산업은 앞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건강산업이 의료 개방화에 따른 국내외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기존 의료시스템에 IT(정보기술) 및 BT(바이오기술) 등 첨단기술을 접목시킨 인터넷 건강산업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로 관련 산업과 발전을 같이할 수 있도록 제도적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