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및 수도권 주택 분양시장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내년에는 주택공급이 올해보다 더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업체들이 사업성 불투명을 이유로 내년도 분양 물량을 대폭 축소시킬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주요 주택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의 발언을 통해 감지되고 있다. 포스코건설 박득표 회장은 최근 한 회의석상에서 "경기상황이 매우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며 "내년에는 리스크 관리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이지송 사장이 "사업 포트폴리오상에서 공공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을 크게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중견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우림건설의 심영섭 사장은 "정부의 잇단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발표가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강도 높은 안정대책이 한번만 더 발표되면 주택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아건설의 성완종 회장도 "부동산버블(거품)이 급격하게 꺼지면서 시작된 일본식 불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에는 국내 주택부문보다 해외 건설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CEO들의 이같은 발언은 주택 분양시장에 드리워지고 있는 불황의 골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상황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