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엥글 뉴욕대 교수와 클라이브 그레인저 UC샌디에이고대 교수의 국내 인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경제학자 중 엥글 교수와 그레인저 교수의 직간접적인 가르침을 받은 이들은 대략 20여명 정도. 이중 연세대 경제학과 유병삼 교수와 서강대 경제학과 이한식 교수,서울시립대 경제학과 형남원 교수,부산대 경제학과 윤가원 교수 등은 엥글 교수와 그레인저 교수의 직계 제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계량경제학의 특성상 세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내 계량경제학회에서는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 계량경제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유병삼 교수는 국내 경제학자 중 엥글 교수의 1호 제자로 꼽힌다. 유 교수가 1987년 UC 샌디에이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을 당시 지도교수와 부지도교수를 맡은 이들이 바로 엥글 교수와 그레인저 교수다. 유 교수는 UC 샌디에이고대학 졸업 직후인 1987년에는 엥글 교수와 계량경제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저널 오브 이코노메트릭스'지에 공동논문 'Forcasting and testing in cointegrated systems'를 게재,이 잡지 최다 인용논문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한식 교수는 1990년 국내 경제학자로는 최초로 그레인저 교수의 지도 하에 박사학위를 땄다. 서울대 경제학과 76학번인 이 교수는 박사학위 취득 후에도 그레인저 교수 및 엥글 교수 등과 수차례에 걸쳐 공동논문을 내놓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 교수는 지도교수인 그레인저 교수에 대해 "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한 그레인저 교수는 서재에 경제학 관련 서적보다는 물리학 수학 같은 기초과학에 대한 책들을 쌓아놓고 연구에 몰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도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 덕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삼 교수는 엥글 교수와 그레인저 교수가 국내 계량경제학계에 끼친 영향에 대해 "국내 경제학 대학원에서 쓰이는 거의 모든 계량경제학 교과서에 이들 두 교수의 이론이 독립적인 장을 할애해 소개될 만큼 '공적분'과 '아치이론'은 이미 계량경제학계에서는 표준적인 이론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와 더불어 형남원 교수와 윤가원 교수도 그레인저 교수로부터 논문 지도를 받은 경제학자들이다. 그레인저 교수는 내년 7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계량경제학회 극동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엥글 교수는 1991년 이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다녀간 바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