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직후 지하자금을 끌어내기 위해 발행됐던 비실명·무기명 채권 중 규모가 가장 큰 증권금융채권이 오는 31일 만기가 도래해 현금으로 상환된다. 금융계는 원리금을 합쳐 모두 2조7천4백억원이나 되는 자금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9일 "지난 98년에 발행된 증금채가 31일 만기가 돌아와 원리금을 상환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만기일에 원리금을 상환받기 원하는 채권 보유자들은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증권금융 본·지점이나 증금채를 판매한 증권사에 상환청구를 하면 된다. 상환청구를 접수하는 증권사는 삼성 LG 대우 한화 등 11곳이며 증금채 뒷면에 판매 증권사가 표시돼 있다. 외환위기 직후 발행된 비실명·무기명채권은 고용안정채권(8천7백35억원) 증금채(2조원) 중소기업구조조정채권(1조원) 등으로 원리금을 합쳐 5조2천여억원에 이르며 올해 모두 만기가 돌아온다. 이중 고용안정채권은 이미 지난 6,7월에 상환됐다. 증금채는 1천만원권,1억원권,10억원권 등이 있고 만기상환 때 자금출처 조사와 증여세가 면제되는 혜택이 있어 거액 개인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증금채의 원금은 10년,이자는 5년 동안 보장되기 때문에 그 안에만 상환청구를 하면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한편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만기가 돌아온 근로복지공단의 고용안정채권은 총 원리금 1조2천5백40억원 중 80%인 1조원가량이 상환된 상태다. 나머지 2천5백억원 정도는 채권 소지자들이 아직까지 원리금 상환을 청구하지 않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