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SK비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지난해 대선 당시 재정위원장인 최돈웅 의원과 후원회장 나오연 의원이 9일 서로 다른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최 의원은 "사실무근으로 검찰의 야당 탄압"이라고 전면 부인한 반면,나 의원은 "후원금을 받아 영수증 처리했다"고 말했다. 최돈웅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대선 때 재정위원장을 맡긴 했으나 실질적인 업무를 총괄하지 않아 한번도 결재한 적이 없다"며 "SK에는 아는 분이 없고 직접적인 관계도 없으며,SK로부터 어떠한 돈도 받은 게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는 "SK 비자금 수수설은 물론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개인적인 비리와 후원금 유용의혹 또한 사실 무근"이라면서 "이번 사태는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 검찰출두 문제와 관련,"제대로 된 검찰조사라면 국회 의사일정을 봐가며 당당하게 언제든지 응해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며 "원내총무가 결정해 통보해주면 출두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당 후원회를 개최하면 1백여개 업체를 나눠서 후원금을 내달라고 전화하는데 그 중에 SK가 들어갔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해,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와 관련,나오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SK그룹으로부터 법정 한도 내에서 후원금을 받아 정상적으로 영수증 처리했다"며 자금수수를 시인한 뒤 "후원금은 모두 기부금 형태로 당에 넘겨줬고,당 재정위의 돈 흐름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SK그룹 소속 5개 정도의 계열사로부터 돈을 받았다 치더라도 법인 당 법정한도액이 2억원인 점을 감안할 경우 최대 10억원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부국팀 등 다른 루트를 통해 따로 돈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