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 무렵. 강남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A씨와 동료들은 퇴근 후 무엇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지 고민한다. 그 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회사 근처 맥주집 광고가 들어온다. 물론 무료 맥주와 안주 할인쿠폰도 함께 제공된다. 이 문자메시지 광고는 퇴근시간 강남 지역의 남성 소비자에게만 전달되도록 설정됐다. 마케팅의 개념이 변하고 있다. 소비자를 성 연령 직업 학력 등의 인구통계학적 프로필과 좋아하는 제품, 브랜드, 성격 등의 소비심리학적 프로필로 구분지었던 기존의 '원투원(One to One) 마케팅'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휴대폰이 발달하면서 소비자들은 '1인10색의 가치관'을 갖게 됐으며 불연속적인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처한 상황에 따라 소비자를 공략하는 시추에이션 마케팅을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다. '시추에이션 마케팅'(세키자와 히데히코 외 지음, 방규철 옮김, 중앙M&B, 1만2천원)은 이같은 마케팅의 새로운 추세를 분석하고 소개한 책이다. 키워드는 '생활 순간의 단면' 즉 시추에이션이다. 특정한 분위기와 시간, 특정한 장소, 특정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특정한 심리가 모두 이 생활 순간의 단면에 해당된다. 저자들은 평균적인 소비자 분석을 통한 기존의 마케팅 그물에서 벗어난 소비자들을 다시 마케팅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이같은 특정 상황에 따른 공략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가장 강력한 마케팅 툴(tool)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휴대폰과 인터넷이라고 주장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