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떠 먹일 수는 없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가르침과 안내자가 있어도 스스로 실천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얘기다. 오늘날 수없이 쏟아지는 자기계발서의 '원조'로 꼽히는 '인생을 최고로 사는 지혜'(새뮤얼 스마일즈 지음, 공병호 편역, 비즈니스북스, 1만3천원)는 그래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익숙한 격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삶을 성공으로 이끈 사람들은 누구나 끈질긴 노력과 인내로 가난과 역경을 기회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원제가 'Self-Help'인 이 책이 영국에서 처음 나온 것은 1859년. 진정한 자조의 정신을 설파한 이 책은 영국을 산업국가로 이끈 책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세계 각국어로 번역돼 나왔다. 19세기 중반에 쓰여진 이 책이 지금도 유용한 것은 '자조'의 정신이 어느 시대, 누구에게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요즘 중대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신용카드 과소비와 신용불량자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저자에게 물어보면 어떻게 답할까. 저자는 이런 답을 들려줄 것이다. "법이 아무리 엄정해도 게으름뱅이를 부지런하게, 사치꾼을 검소하게, 주정뱅이가 술을 끊게 만들 수는 없다. 그런 개혁은 오로지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 절약, 극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저자는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수많은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젊은 시절 양털 빗는 일을 하고 학교 수위도 했을 정도로 고생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다양한 배역을 맡아 봤기 때문에 훌륭한 작품을 남길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시인 벤 존슨은 석공과 벽돌공으로 일할 때 주머니에 책을 넣고 한 손엔 흙손을 들었으며 미국의 17대 대통령 앤드루 존슨은 재단사 출신이다. '천로역정'을 쓴 존 번연은 땜장이였고 제임스 와트와 조지 스티븐슨은 기계공 출신이라고 한다. 이런 사례를 들면서 저자는 "역경이라는 것은 죽기 살기로 노력하고 인내하도록 등을 떠밀고, 다른 때 같았으면 잠자고 있었을 재능을 일깨워주는 최고의 동반자"라고 예찬한다. 의지만 있다면 역경은 얼마든지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는 위대한 아이디어와 창조를 일궈낸 사람들의 근면과 끈기, 집중과 몰입, 궁핍과 손해를 기회와 이익으로 바꾼 많은 사례들이 소개돼 있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 저자는 재능이 없으면 열정으로 일하고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라고 강조한다. 또한 비즈니스를 통해 인생의 행복을 찾되 돈의 노예가 돼선 안되며 돈을 노예처럼 부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경계한다. 저자가 소개한 수많은 성공사례 가운데 유색인종이나 여성이 거의 없다거나 '개인주의의 전도서'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가 설파하는 자조의 정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