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공안1부(오세헌 부장검사)는 10일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 교수가 저술한 서적과 논문, 기고문 등이 이적표현물에 해당되는지를 집중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송교수가 국내에서 발간한 책 10여권과 논문 중 95년 출간된 `역사는 끝났는가'와 `통일의 논리를 찾아서'가 북한의 통일방안과 주체사상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적성 여부를 정밀 분석중이다. 검찰은 또 송교수가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비슷한 성향의 독일학자 2명과 함께 출간한 `평화로운 게임이 될 수 없는 나라'라는 제목의 한국 비판서적에대해서도 이적성 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혐의는 공소시효(5년)가 지나 기소할수는 없지만 송교수의 정체를 파악하는데 주요한 단서가 된다"며 "학술회의 발표문등도 입수해 친북성향인지, 공산주의를 신봉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에 소환된 송교수는 오후 3시20분께 조사를 중단하고 서강대에서 열리는 `한국철학자대회 2003'에 참석하기 위해 검찰청사를 떠났으며, 11일 오전 10시검찰에 다시 출두,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그간 송교수에 대한 조사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의 사실관계를 대부분 확정짓고 혐의 내용의 경중, 송교수의 전향 및 반성의사, 남북관계 및 외교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검찰은 송교수의 혐의가 위중하고, 반성 및 전향 의사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보고 송교수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기소가 불가피하다고 잠정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관계자는 이와 관련, "(송교수의 기자회견 내용은) 사과가 아니라 변명"이라며 "처음과 똑같이 혐의내용을 부인하는 강도는 여전하다"고 송교수의 반성의사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검찰은 특히 송교수가 조사과정에서 북한 고위층 관련 정보, 북한의 대남공작정보 등을 자술할 것을 기대했으나 송교수는 수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북한 정보를 기대하지 않을 수사기관이 어딨겠느냐"며 "자신의 행적도 부인하는데 그런 걸 말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