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은 인근 괌과 함께 허니문 여행지로 각광받았다. 1997년 항공기 추락참사로 직격탄을 맞았던 괌과는 달리 허니문 여행지로서 비교적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요즘에는 좀 달라졌다. 젊은 직장인 및 가족동반 여행자들의 발길이 늘고 있는 추세다. 허니문에 더해 재충전을 위한 짧은 여행의 목적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금요일 직장일을 마치고 밤 비행기로 출발해 토요일과 일요일 시간을 온전히 즐긴 뒤 월요일 새벽 도착,출근하는 여행 패턴이 자리잡고 있는 것. 하나의 커다란 쉼터라고 해도 손색없는 사이판은 맑고 투명한 바다와 눈부신 모래 해변이 자랑이다. 섬 서쪽 중심 가라판 시내와 접해 있는 마이크로비치는 물빛깔이 하루에도 일곱번이나 바뀐다는 곳. 노을 물드는 저녁 무렵이 특히 아름다운 이곳은 신혼부부들이 빼놓지 않고 들른다고 한다. 파우파우비치는 북쪽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 한가하고 비밀스러워 둘만의 낭만을 쌓기에 좋다. 동남부 라오라오비치는 절벽을 배경삼은 해변. 스쿠버다이버들에게 인기가 높다. 달빛을 받으며 하는 밤 해변산책이 특히 매혹적이다. 해변에서의 낭만과 해양 레포츠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마나가하섬을 꼽는다. 배로 20분이면 닿는 마나가하섬은 걸어서 30분이면 한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작다. 그러나 얕고 투명한 바다와 백사장이 사이판 여행의 절정감을 안겨주는 곳이다. 사이판에서 가장 유명한 스노클링 포인트이기도 하다. 입장할 때 환경세(5달러)까지 내야 하지만 아깝지 않다. 스피드감을 즐길 수 있는 수상스키 보트타기와 낚시,난파선 조각줍기,조개껍질 수집하기 등 아기자기한 즐길거리가 넘친다. 마나가하섬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오후 4시까지,그 이후에는 모두 나와야 한다. 해양 레포츠로 시워커를 빼놓을 수 없다. 공기가 주입되는 유리 헬멧을 쓰고 바다 밑바닥을 걸으며 열대어와 노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북동부 새섬 일대의 전망은 마음 깊은 속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새섬은 말 그대로 새들의 낙원. 해질 무렵이면 하늘을 새카맣게 덮으며 새들이 보금자리를 찾아 돌아오는 장관을 연출한다.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이 화보집 촬영을 하는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사이판 전경도 각별하다. 섬 남쪽의 코럴 오션포인트 리조트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로 오르면 마리아나제도 전체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반짝이는 산호모래사장,에메랄드빛 바다,짙푸른 숲이 한폭의 수채화보다 더 아름답게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여행수첩 > 사이판은 1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북마리아나제도(미국 자치령)의 본섬이다. 유인도는 사이판,티니안,로타 등 3개이며,인구는 7만8천명. 연평균 섭씨 26도로 연중 고온다습하며,12~6월이 여행하기 좋은 건기. 한국보다 1시간 빠르다.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1회 사이판행 직항편을 운항한다. 오후 8시20분 출발하며,비행시간은 4시간. 한국의 시내버스와 같은 대중교통편이 없다. 렌트카를 이용한다. 면세점 셔틀버스,중심도로인 비치로드를 중심으로 주요 호텔을 경유하는 유료 셔틀버스를 타면 경제적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아시아나 스쿠터스에서 스쿠터(하루 25달러)를 빌려탈수 있다. KRT(02-771-3838),인터파크여행(02-311-6820),씨에프랑스(02-3355-3355),참좋은여행(02-599-4100),트래블러(1588-2188)등이 사이판여행상품을 판매한다. 북마리아나관광청 한국사무소 (02)752-3189,www.visit-marianas.co.kr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