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irman@daesunggroup.com 지난해 우리 사회는 변화의 '변곡점'이라고 부를 만한 두 가지 큰 일을 경험했다. 바로 월드컵과 대통령 선거다. 얼핏 둘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속을 좀더 뜯어보면 공통의 코드를 엿볼 수 있다. 이른바 '세대교체'다. 지금껏 모래알처럼 흩어져 존재조차 미약했던 2030세대들의 갑작스런 약진이 돋보인다. 반면 그동안 주도권을 쥐고 있던 5060세대들은 그들에 밀려 심한 좌절감을 맛보고 있다. 세대교체….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중요한 코드다. 쫓아내려는 세대와 쫓겨나지 않으려는 세대간의 힘겨루기는 처절하게 마련이다. 한때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서울발 특파원 기사에서 '인터넷 신세대 사이에 연공서열 의식이 사라지면서 50대 이상이면 한결 같이 위기감을 느낀다'고 한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상을 전했다. 르몽드지는 그러나 한국에는 급격한 세대교체 속에서 지나치게 젊음을 추구하는 혼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른바 민주주의 세대라 불리는 386세대조차 인터넷 세대에 쫓겨 어리둥절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우려였다. 어느 사회나 시대가 변하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옛 것은 모두 나쁘다'거나 '단숨에 변화를 이뤄야 한다'는 식의 사고는 경계해야 할 일이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변화도 필수적이지만 연속성과 안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9·11 테러 사태 이후 기업 위험관리의 코드가 된 '사업 연속성 계획(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프로그램이 좋은 예라고 본다. 이는 재해나 재난으로 망가진 데이터 백업과 같은 단순 복구 뿐만 아니라 고객 서비스의 지속성 보장,중요 업무 기능을 지속하는 환경을 만들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도 이런 개념에서 키우고,커나가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경우 공기업이나 몇몇 민영화된 기업을 빼고는 대부분의 대기업과 중견 기업이 창업자나 그 후손이 경영하는 이른바 '가족기업'형태다. 현실적으로 우리 경제의 미래가 이들의 성패에 달려있는 셈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아시아 월스트리트저널의 지적처럼 차세대 경영체제가 순조롭게 뿌리내린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좀더 멀리 내다보고 차분하게 준비하는 CEO가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