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을 메고 자유롭게 문화 탐방을 떠나는 것은 젊은 대학생들의 특권이다. 그러나 노트북 컴퓨터를 챙겨들고 해외에서 '벤처창업 아이템'을 찾고 있는 대학생들도 있다. 올들어 대학(원)생들이 방학 기간등을 활용해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등지에서 '글로벌 창업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대학생들이 창업 아이템을 조사하는 기회를 갖는 것은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사가 대학의 창업동아리 해외연수를 지원한 데 따른 것이다. 선발된 예비창업자들에게는 왕복항공료 및 체재비 전액이 지원되고 있다. 연세대 외국어대 제주대 성균관대 경희대 숭실대등 6개 대학의 창업동아리 멤버들이 '해외 출장'을 마치고 벤처창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 연세대 ] 상반기 및 하반기 선발팀으로 한 대학에서 2개의 창업준비팀이 해외창업연수를 경험했다. 연세대 화학공학과의 허진 박연규 허진승 이효성씨 등 4명은 지난 8월 말부터 시작해 10일간 일정으로 미국에 갔다. 창업동아리 '제네소프트(Genesoft)' 멤버인 이들이 찾아간 곳은 워싱턴 근교의 유전자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인 인포맥스. 이들은 DNA 칩에 관한 자료를 수집했다. 특히 자신들이 개발해 놓은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의 결과가 실제 실험데이터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파악했다. 이 해외연수팀은 메릴랜드에 있는 제네로직,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있는 누벨로,샌타클래라에 있는 어피메트릭스 등 유전자 관련회사를 차례로 방문했다. 연세대의 또 다른 팀인 FC프로젝트팀은 지난달 영국을 다녀왔다. 이 역시 화학공학과 창업동아리(이춘근 권진욱 오정근 모윤환씨)로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연료전지 재료 심포지엄(Grove Fuel Cell Symposium)에 참석했다. 또 이 팀은 런던 근교에 있는 인텔리전트 에너지사와 볼러에너지사를 방문,연료전지에 대한 자문을 얻었다. 영국 버밍엄대학의 화학공학부와 세미나도 가지는 등 영국 산업체및 학계의 연구동향을 살펴봤다. [ 성균관대 ] 벤처창업연구회의 김재식 강토 신영범 박준현씨 등 4명은 사운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이 팀은 미국에 있는 세계적인 음향업체인 UEMEDIA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이들은 퍼스널컴퓨터나 오디오로 음악을 들을 때 전화 등 벨소리가 울리면 음향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시스템을 사업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또 MP3 서비스업체를 찾아가 디지털 음원 관련 기술을 파악하고 음원을 추출하는 등 사업 방안을 구상했다. 성균관대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할 계획이다. [ 외국어대 ] 창업동아리 'PNP로봇' 멤버인 양성준 김한준 함종규 권한준씨 등 4명도 미국을 갔다왔다. 이들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NASA(미항공우주국) 산하에 있는 제트연구소.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NASA에서 현재 진행 중인 로봇 관련 프로젝트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또 사우스캘리포니아 대학의 로보틱스 권위자인 웨이민 센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이 팀은 이번 리서치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세계최고의 로봇 개발업체를 만드는 게 포부다. [ 제주대 ] 제주대 창업동아리의 유지철 박근애 배성기 나실인씨 등 4명은 캐나다의 밴쿠버 토론토 오타와를 찾아갔다. 캐나다를 선택한 까닭은 이 나라가 지리정보시스템(GIS)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제주대팀은 이미 '제주아이'라는 벤처 회사를 설립해놓고 있다. 이들은 '노페이퍼 맵 인 제주(No Paper Map in Jeju)'라는 아이템을 사업화하기 위해 출장을 떠난 것이다. 특히 일반적인 종이 지도 없이도 제주도 어디에서든 휴대폰 등을 활용해 관광 코스를 쉽게 찾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사업구상을 갖고 있다. 캐나다의 GIS 전문연구기관에서 얻은 데이터가 바로 이들이 차린 회사의 사업재산이 됐다. [ 경희대 ] 한약학과의 창업동아리 Z-EN(신승각 임성훈 남정선 김목경씨)등이 지난달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을 갔다. 이탈리아에서는 볼로냐 건강기능식품 박람회를 참관했다. 매년 개최되는 박람회에서 경희대팀은 기능성 요구르트의 최신 동향을 파악했다. 이 팀은 스위스에선 기능성 유제품을 생산하는 에밀 플라흐스만사를 방문했다. 면역 증강 제품으로 각광받는 기능성 유제품에 대한 업체의 노하우와 마케팅전략을 배우기 위한 기업탐방이다. 독일에서는 보건산업진흥원 유럽지사를 찾아서 EU의 보건정책 동향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 숭실대 ] 창업동아리 시너지(손용선 성보영 최윤미 최선주씨)가 일본을 방문했다. 디지털 미디어 기기 분야에서 첨단을 달리는 일본에서 최신 경향을 얻기 위한 해외연수다. 이 팀은 특히 일본인들이 실생활에서 디지털 미디어 기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하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오사카의 중소기업 종합 박람회등을 참관했고 SONY 올림푸스 SEGA JVC 등 일본의 유명 디지털기기 대기업들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