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시장 전문가들은 토지공개념이 도입된 92년 이후 토지시장을 '빙하기'로 기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92∼95년사이 토지가격이 30% 안팎 하락했다고 전했다. 80년대말 3저 호황으로 주택값과 함께 땅값도 급등했지만 토지공개념이 '88 올림픽'이후 지겹도록 계속되던 지가(地價) 상승에 마침표를 찍게 만들었다. 특히 당시엔 기업소유 매물이 많이 쏟아졌다. 토지초과이득세 영향으로 비업무용 부동산에 막대한 세금이 부과된 것이 매물을 불러냈다. 그러나 매수세가 실종돼 대형 토지는 잘 팔리지도 않았다. 토지공개념이 부동산시장 안정에는 큰 기여를 하긴 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나타났다. 기업 활동이 위축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들이 세금에 허덕이게 되면서 투자 활동은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부동산 투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중산층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부득이 땅을 팔아야할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거래가 실종되고 가격이 떨어져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 토지초과 이득세처럼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들도 많이 나오면서 위헌 시비도 계속됐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