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잘 한다고 꼭 뛰어난 게임매니저(GM)가 되는 건 아니죠." 네오위즈의 게임포털 '피망'에서 서비스되는 게임을 총괄 운영하는 명미란씨(28)는 잡다한 지식을 갖춘 '잡학 박사'가 게임매니저에 제격이라고 말한다. 온라인게임의 급성장으로 게임을 기획하고 마케팅하는 일련의 과정을 총괄 지휘하는 게임매니저라는 직업은 청소년들 사이에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게임에 푹 빠져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고픈 욕망에 사로잡히게 마련. 그러나 명씨는 "게임은 기본이고 만화 영화 소설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일정한 소양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명씨는 리니지 라그나로크 샤이닝로어 씰온라인 등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의 게임매니저로 활약했던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라그나로크 샤이닝로어 씰온라인은 개발 초기부터 명씨의 실력이 발휘된 작품들이다. 부천대 의상학과를 나온 명씨는 지난 99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하면서 게임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대학시절 애니메이션 제작 동호회를 운영했고 졸업 후에는 퀴즈플러스라는 인터넷사이트의 콘텐츠 기획을 맡았던 경력을 인정받은 덕분이었다. 명씨는 만화광이다. 어릴 때부터 만화에 푹 빠져 살았다는 그는 요즘도 틈만 나면 홍익대 근처의 만화 도소매점을 샅샅이 뒤지고 다닌다. 현재 3백여권의 만화를 수집해놓았다. 만화가가 꿈이라는 그는 "언젠가 꼭 만화를 직접 그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으로 제작하겠다"고 한다. 실제 라그나로크 리니지 등은 만화를 소재로 성공한 온라인게임이다. 명씨는 업계에서 '교주'로 통한다. 다음카페에 '미란러브'라는 동호회를 만들어놓고 70여명의 신도들을 거느리고 있을 정도다. 신도의 대부분은 게임업계 종사자들이다. 신도들은 하늘을 찌를 듯한 명씨의 자신감에 빠져 그를 여왕으로까지 받든다. 주량이 소주 4병이라는 그는 '상태'(?)좋은 남자친구를 찾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