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비추미여자농구단'의 박인규 감독(47)은 "농구든 골프든 이기고 지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승부를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쉬운 상대를 만났다고 미리 승리를 예측하고 경기를 했다가 게임이 안 풀리는 경우가 많지요.골프에서도 상대방을 반드시 제압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샷이 망가지게 돼요." 그는 승부사는 긴장감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면서 "게임이 진행되면서 지켜봐야 되는 시점인지,승부를 걸어야 되는지를 판단하면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그래서 라운드 도중 친구들과 내기를 하면 초반에는 자신의 샷에 대해 생각하며 그날의 컨디션을 조절한다. 그러다가 승부를 내야 할 때 과감한 샷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라운드를 하면 승부처는 보통 후반이 되지요.처음부터 조급하게 치지 말고 기다리는 자세로 있다가 막판에 집중력을 발휘하면 이길 확률이 높습니다." 박 감독은 지난 88년 캐나다로 유학을 갔을 때 골프에 입문했다. 1년 남짓 1주일에 두 차례정도 라운드를 하면서 실력을 쌓아 90타대 중반의 실력을 갖고 돌아왔다. 골프가 재미있었던 것은 한국에 와서부터였다. "캐디도 있고 친구들이랑 내기도 할 수 있고 골프가 너무 재미있더군요.그래서 1년 후엔 80타대 스코어를 냈지요." 그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평균 2백50m를 넘는다. 7번아이언으로 1백60∼1백70m를 보낸다. 그런데도 그의 스코어는 10년째 80타대에서 머물고 있다. "농구시즌이 여름과 겨울에 있다보니 잘 맞을 때쯤 되면 골프채를 놓게 됩니다.그러다가 다시 채를 들면 80타대 후반을 치고 꾸준히 필드에 나가면서 80타대 초반까지 갔다가 농구 시즌을 맞게 됩니다.라운드마다 OB가 평균 3개씩 나오는 것도 핸디캡이 줄지 않는 이유중의 하나지요."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올해 한일CC에서 기록한 78타.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전반에 35타를 쳤는데 후반에 43타를 치고 말았다. 박 감독은 "농구에서도 슛을 할 때 쓸데없는 동작이 없어야 하는 것처럼 골프스윙을 할 때도 불필요한 동작이 없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글=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