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상 첫 민주선거가 실시된다. 국영 사우디통신은 13일 "지방 현안에 대한 국민 참여를 높이기 위해 14개 지방자치단체 의원의 절반을 선거로 선출키로 했다"며 "관련부처가 1년 내 각종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사우디가 민주주의 형식을 도입하는 첫 사례다. 사우디는 1927년 건국 이래 압둘 아지즈 가문이 권력을 세습했으며,걸프전 때 의회 형식을 띤 '자문위원회'를 만들고 1백20명을 임명했으나 권한은 주지 않았다. 민주선거 실시 결정은 미국의 민주화 압력을 무마하고,사회개방을 요구하는 젊은 진보주의자들을 달래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9·11테러범 19명 중 15명을 '배출'한 후 미국과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우디 정부가 여성에게는 선거권을 주지 않으며,지방 의원 중 나머지 절반도 여전히 중앙이 임명할 것"이라며 "국민투표를 실시해도 왕조를 겨냥한 비난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