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로 원화환율이 주요 산업에서 이미수익성 유지가 가능한 적정환율 아래로 떨어졌으며 추가적인 환율하락이 예상돼 산업전반에 걸쳐 가격경쟁력 약화와 수출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환율하락에 따른 산업별 영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최근 달러화의 전세계적인 약세는 쌍둥이 적자, 경기회복 불투명 등의 문제를 평가절하로 해결하려는 미국의 의도에 그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가치는 엔화의 절상정도에 따라 연동돼 움직일 것으로 보이며 달러화의 약세 추세와 추가적인 엔화 강세 가능성 등의 영향을 감안할 때 달러당 1천130∼1천150원 대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경련은 덧붙였다. 최근 환율은 이미 주요 산업의 적정환율 수준을 하회하고 있으며 특히 섬유, 화섬, 공작기계산업, 양회 등에서는 손익분기 환율 마저 뚫고 내려가 수출채산성이 마이너스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또 전자, 전기, 제지 등은 손익분기환율이 현 환율수준에 근접해 있어 환율하락이 지속될 경우 일부제품의 수출을 내수로 돌리거나 수출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그러나 정유, 철강 등은 외화부채가 많고 원료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환율하락으로 환차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반도체, 전자, 조선 등은 환율하락으로 수출감소와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나 기술 및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엔화 등 경쟁국 환율이 동반하락함에 따라 아직까지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달러당 1천100원까지 내려가는 상황에 대비했기 때문에 당분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 주력산업은 수출비중과 달러화 결제비율이 높아 현재와 같은 환율하락 추세가 장기화 될 경우 수출감소 및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업계는 환율하락에 대비,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전자의 경우 환율헷지를 통해 일정부분 환차손을 예방하고 결제통화를 달러에서 유로화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자동차는 수출지역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전기와 기계 업체들은 환리스크 보험에 가입하고 수출 및 결제통화의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침체된 내수시장 등 최근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수출의 지속적인 증가를 위해 환율안정이 매우 긴요하다면서 정부가 엔화 등 경쟁국 통화보다 원화가 급격히 절상되지 않도록 적정환율을 유지.관리하고 기업이 기술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함께 원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단기적으로 안정화 대책을 통해 속도와 폭을 조절하는 등 주변국 평가절하 경쟁에 대한 대비책 마련하고 외환보유고 다양화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