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CEO(최고경영인) 주가'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CEO가 새로 취임한 기업별로 주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는 투자자들이 신임 CEO에게 거는 기대감이 기업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입증한다. 경력과 전문경영능력을 갖춘 CEO가 취임한 기업의 주가에는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반면 검증되지 않은 CEO가 경영권을 잡은 기업의 주가는 '할인'을 요구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CEO의 능력에 따라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차이날 수 있는 만큼 CEO의 경영성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명성있는 CEO를 영입한 기업은 상승세 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올해 드라마틱한 반등을 이뤄냈다. 지난 3월 주식시장의 상승반전과 반도체·LCD 업황개선에 힘입어 3월 저점 1천5백50원에서 5월에는 4천원대로 올라섰다. 이 회사의 주가는 더 나아가 최근에는 9천원대까지 뛰어 올랐다. 추가상승이 가능했던 것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부사장 출신의 트렁 도운씨를 CEO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트렁 사장의 글로벌 영업 능력에 대해 투자자들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트렁 사장은 "미국 유럽 등 신규시장을 개척하고 삼성전자와의 우호적 관계복원에 신경쓰겠다"고 밝혀 주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니시스는 전 옥션 사장인 '이금룡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인터넷 경매 분야 전문가인 이금룡 사장이 이니시스를 인터넷 강자로 바꿀 것이란 기대로 이니시스 주가는 7개월만에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도 박희준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 총괄사장을 CEO로 데려오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검증되지 않은 CEO를 둔 기업은 '쇼크' 인터플렉스 주가는 지난 13일 쇼크를 받았다. 최대주주인 코리아써키트의 송동효 회장이 신임 대표이사에 올랐다는 소식에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송 회장이 경영하는 코리아써키트가 최근 3년연속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사실 때문에 점수가 대폭 깎였다. 14일 소폭 반등했지만 쇼크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삼성증권은 인터플렉스의 CEO 교체를 악재로 판단하고 있으며 동부증권은 CEO 교체로 인해 기술 및 영업인력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CEO 능력은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이스텔시스템즈는 지난해 3월 서두칠 전 한국전기초자 사장을 신임 CEO로 영입했다. 이로 인해 이 회사 주가는 단기간 50% 이상 뛰어 7천원 근처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스텔시스템즈 주가는 이후 1년반 동안 70% 이상 떨어졌다. 'CEO주가'의 효과를 다 까먹은 셈이다. 서 사장이 이스텔시스템즈를 올 상반기 흑자기업으로 바꿔놨지만 외형이 크게 줄어들어 주가가 떨어지고 말았다. 서 사장은 하지만 "진정한 구조조정의 효과는 3년 후 나타난다"며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