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은행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14일 "그리 위험한 도박은 아니다"고 낙관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한국정치가 다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로 되돌아갔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CSFB는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회복 속도에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중립적인 평가를 내렸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재신임 국민투표가 한국의 정치와 경제에 혼돈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이 재신임에 성공한다면 보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총선에서도 많은 의석을 획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재신임에 실패할 경우 이는 한국민이 실현 가능한 대체세력을 찾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역시 별다른 혼란은 없을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 대해 포트폴리오상 한쪽에는 수출주 등 경기민감주를 놓고,다른 한쪽에는 통신주 내수주 등 경기방어주를 놓는 '바벨(역기)전략'을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이에 반해 골드만삭스는 재신임 국민투표를 전후해 펼쳐질 정치적 혼란이 향후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는 재신임 국민투표 등 '선거 정국'이 내년 4월 총선까지 이어질 것이며 이같은 '정치적 무능' 상태가 계속될 경우 소비와 기업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증시에서의 상승랠리에 대해서도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CSFB는 수출 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 세계적 경기회복에 힘입은 외국인 매수 기조가 재신임 문제로 갑자기 바뀔 가능성도 낮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소비와 투자에는 어느정도 영향을 미쳐 한국경제의 회복 속도는 다소 느려질 것이란 의견을 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