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주가는 올 들어 '쾌속 항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운 시황의 호전으로 실적이 뚜렷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4천원대였던 주가는 1만5천원대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52주 신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면서 시가총액도 이달초 1조원대를 돌파했다. 외국인도 실적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올해 초 15%대에 그쳤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29%대로 배 가까이 올라갔다. 전문가들은 큰 폭의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해운시장 호황이 지속될 전망인 데다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업종 평균보다 낮아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 발표한 4백80만주 규모의 자사주 공개 매수 및 소각은 주당가치 상승을 가져와 주가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세계 해상운송 산업은 지난해 최악의 침체기를 벗어나 올 상반기 회복세가 가시화하고 있다. 태평양운임안정화협정(TSA)과 구주항로운임동맹(FEFC)의 운임 인상 계획에 따라 최고치를 기록 중인 컨테이너 운임은 내년에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물동량 증가율이 선복량 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컨테이너선 해운시장의 호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주익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운운임 상승에 따라 한진해운이 1990년 이후 최고 호황을 맞이할 것"이라며 최근 목표주가를 1만9천원으로 높였다. 손명철 대투증권 연구원도 "오는 2005년 상반기까지 해운 시황 호조세가 유지돼 한진해운 실적도 개선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당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1만8천5백원으로 높였다. 송재학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호조로 해운시장이 호황기에 진입해 한진해운의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한진해운의 주당 순이익(EPS)은 올해 1천5백46원,내년에는 2천7백83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주가가 급등했지만 아직까지 저평가된 상태"라며 "이번 자사주 소각으로 내재가치 및 주당가치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시형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일반 주주의 주당가치는 7.2% 상승하게 된다"며 "주당가치 상승에 따른 매수세가 예상되며 주가는 공개 매수가인 1만5천원선에서 하방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