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고객의 자금을 재량껏 주식등에 대신 투자해주는 신종 금융상품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그동안 금지했던 증권사의 일임매매에 대한 규제를 풀자 각 증권사들이 일임형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고객이 증권사와 일임매매 계약을 통해 자산의 자산운용을 증권사에 완전히 맡기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직접투자,간접투자(펀드가입) 외에도 새로운 주식 투자수단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일임형 랩어카운트가 미국등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인기 금융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고객들의 큰 관심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랩 어카운트=증권회사가 맡아 운용하는 종합자산관리 상품이다. 주문할 때 마다 매매수수료(commission)를 내는 일반 위탁계좌와 달리 랩어카운트는 고객이 맡긴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연간 일정비율의 보수(fee)를 지급한다. 가령 1억원을 랩어카운트 상품에 가입하면 1년간 2백만원∼3백만원(2∼3%)의 일괄보수만의 내면 주식매매를 횟수에 제한없이 할수 있다. 일임매매 여부에 따라 자문형 랩과 일임형 랩으로 구분된다. 지난 2001년 허용된 자문형 랩은 증권사가 이런 저런 종목을 사고 팔라는 자문만 할 수 있고 최종 투자결정은 고객이 내린다. 이번에 도입될 일임형 랩은 증권사가 자산운용을 전적으로 일임받아 투자한다. ◆어디서 판매하나=랩 어카운트는 증권사가 취급한다. 삼성 LG투자 대우 미래에셋증권등 4개 증권사가 이달초 금융감독원에 일임형 랩어카운트 영업등록을 신청했다. 금감원은 이달말부터 영업할 수 있도록 4개사의 등록 신청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일임형 랩을 크게 직접투자형과 간접투자형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고객성향에 따라 3가지 타입의 분류해 내놓을 예정이다. LG투자증권은 고객 계좌별로 자산을 운용하는 만큼 최저가입금액을 개인 5천만원,법인 1억원으로 하고 보수를 연3%로 할 예정이다. 대우증권은 고객성향에 따라 주식투자비율이 달라지는 지수 플러스 알파형,시장추세형,리서치형등을 준비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높은 수익률보다는 자산관리에 초점을 둔 'MAPS 랩'을 선보일 예정이다. 각 증권사들은 랩 고객들에게 세무 법률등 우수고객이 받는 다양한 부과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어떻게 운용되나=랩에 가입한 고객들은 전문가와 종합 상담을 받게된다. 고객의 투자성향 투자목적 재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식 채권 옵션등에 어느정도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고객이 맡긴 재산을 책임지고 운용한다. 랩 어카운트를 '전문가에 의한 고객 맞춤운용'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증권사가 투자기간동안 1백% 맡아서 운용하지만 고객들은 언제든지 매매종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종목변경을 요구할 수도 있다. 투자대상은 주식 채권 수익증권 뮤추얼펀드 선물 옵션 ELS(주가연계증권)등이다. ◆장·단점=자신의 투자성향에 적합한 투자서비스를 전문가로부터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 주식형펀드등 간접투자상품과 달리 랩 상품은 개별 계좌별로 관리되기 때문에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맞게 능동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또 투자내용을 계좌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그만큼 투명한 운용이 보장된다. 언제든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비록 증권사 운용하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1백% 고객이 진다. 전문가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수익률을 내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주식투자 능력이 뛰어난 증권사를 골라야 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