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업종' 따라잡기] (1) 생활편의형 ‥ 반찬전문점 '장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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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창업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내년에도 경기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창업 용기를 내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하지만 불황 중에도 '뜨는 업종'은 있다.
1998년에 불어닥친 외환위기때도 그랬다.
불황에 뜨는 업종은 무엇인가.
한경 마이비즈팀은 불황에 도전하려는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불황기 뜨는 업종'과 성공사례를 집중 취재했다.
5회에 걸쳐 생활편의형, 저가ㆍ실속형, 건강지향형, 복합형, 업그레이드형 창업아이템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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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에 있는 반찬전문점 '장독대' 탄현2호점.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점포다.
규모라고 해봐야 기껏 12평.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깜짝 놀란다.
월 평균매출 2천5백만원에 이익률 50%.
장사는 겉만 봐선 안된다는 말이 실감난다.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불경기에 강하다는 것.
경제 전반에 한파가 불어도 '장독대'는 끄떡없다.
작지만 강한 점포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탄현2호점의 주인인 조중관 사장(46)은 "1년만에 동네에서 이름난 점포를 갖게 됐다"면서 반찬전문점을 차리게 된 내력과 성공 비결을 들려줬다.
조 사장이 '장독대' 탄현2호점을 차린 것은 지난해 9월 중순께.
그해 5월 자신만만하게 차린 수입식품 전문점을 들어먹은지 4개월 뒤였다.
인테리어비 등으로 날린 돈이 무려 1억원.
투자비가 아까워 끝까지 버텨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사업 실패후 그는 다시 창업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30대 초반부터 화장품 유통업 등 해보지 않은 사업이 없는 저에게 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자신감은 그전만 못했다.
모은 돈을 날리고 나이도 이미 40대 중반.
아이템 선택은 더 신중해졌다.
이 때 눈에 들어온 게 반찬가게 전문 프랜차이즈인 '장독대'였다.
조 사장은 한달여 동안 이곳 저곳의 '장독대'를 돌아다녔다.
오가는 손님수를 세고 객단가 등을 꼼꼼히 조사했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사회추세를 볼 때 사업전망이 좋아보였다.
자금 사정 등 여러 측면에서도 가장 적당한 아이템으로 판단했다.
최종 결정을 내린 그는 점포입지를 물색하는 등 본격적인 창업 작업에 들어갔다.
10여일간 '발품'을 판 끝에 일산 탄현동에 위치한 12평 규모의 점포를 구했다.
이 지역에는 맞벌이 부부와 젊은층이 많아 반찬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섰다.
인근에 이미 반찬가게 전문점이 있었지만 아파트 2개 단지를 겨냥하면 승산이 있었다.
건물주와 상의해 점포 12평 외에 4평을 추가로 계약했다.
물품보관 등 창고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창업비로는 1억3천만원이 들었다.
은행대출과 동생에게 빌린 돈이 대부분이었다.
점포의 '목'과 업종선택에 대한 판단은 적중했다.
개업 첫달 매출이 거의 3천만원에 육박했다.
"첫달 매상만으로 흥분은 금물이다. 외식업종은 부침이 심하다. 호기심으로 온 고객을 단골로 만들고 일정 수준을 매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게 조 사장의 지론.
점포의 최대 경쟁력은 결국 음식 맛에 달렸다고 보고 그는 조리장 외에 2명의 보조 조리사를 고용했다.
이들 3명의 조리사와 머리를 맞대고 새 요리도 개발했다.
항상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판매사원도 1명 고용했다.
생일 잔치 등 행사음식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매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입소문 등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
점포 운영에 두가지 원칙을 정했다.
'재료는 최고급을 쓴다' '팔고 남은 음식은 반드시 당일 처리한다'는 것.
특히 팔다 남은 음식을 손님과 주변 이웃들에 나눠주다보니 인심도 얻고 위생에 철저하다는 소문도 퍼져 이중의 효과를 냈다.
반찬 가게의 재고는 손실로 직결된다.
"화창한 날은 반찬 가짓수를 늘리고 비오는 날은 줄이는 대신 날씨에 어울리는 메뉴를 내놓는게 비결"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031)911-0520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