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타계한 마더 테레사 수녀는 평생을 가난한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며 살았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따뜻하고 넓은 마음을 배우려 애썼고,그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발견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위대하고 사랑스러운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고통을 참고 견디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돕고 어루만지면서 아주 많은 것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하루 스물네시간 내내 그리스도의 몸을 어루만지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테레사 수녀의 생활명상집 '즐거운 마음'(김순현 옮김,오늘의책,9천원)은 그의 이런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은 테레사 수녀가 인도 콜카타에 설립한 '사랑의 선교회' 사람들에게 전한 가르침과 강연,대담,기자회견 등의 내용을 엮은 것.짧고 간결한 글이지만 가난한 이를 향한 그의 따뜻한 마음과 신앙적 깊이,즐거운 마음으로 자기를 내주는 희생정신 등을 엿볼 수 있다. "사랑이라는 옷감은 먼지를 묻힙니다. 사랑은 거리와 골목에 있는 얼룩을 닦아냅니다. 사랑은 마땅히 그러해야 합니다." 이처럼 테레사 수녀의 사랑은 자신의 몸에 때를 묻히며 거리와 골목에 버려진 사람들의 얼룩과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가난한 이들에게 감사했다. 가난한 이를 위해 베풀면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크다는 것.그래서 테레사 수녀는 이렇게 강조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의 동정심이나 생색내기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을 섬기고,마음으로 그들을 사랑해야 합니다." 로마 교황청이 '빈자의 성녀'로 존경받는 테레사 수녀를 오는 19일 복자(福者)로 시복(諡福)하는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