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기업의 생산직 임금 수준이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3배 이상 높은 미국 일본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5일 '기업 규모간 임금격차 확대와 정책과제'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대기업 강성 노조 중심의 노동 운동 때문에 선진국과의 임금격차는 좁혀지고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총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체 생산직 평균 연봉(2002년 기준)은 각각 3천6백만원과 3천9백만원으로 국민소득 1만달러 국가와 3만5천달러 국가 간에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임금수준이 좁혀졌다. 또 석유화학 정유 등 일부 업체의 생산직 평균연봉은 6천만원에 육박했다. 최근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국내 자동차회사는 현지 근로자의 임금을 국내 근로자(4천8백만원)와 거의 똑같은 4만달러(4천7백만원) 정도로 책정하고 있어 우리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이 선진국보다 결코 낮지 않다고 경총은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에선 노조 조합원의 80% 가량이 3백인 이상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어 노동운동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활성화돼 있으며 임금인상도 대기업ㆍ정규직 근로자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경총은 주장했다. 실제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5백인 이상 대기업의 상여금 및 성과급 지급수준은 10~29인 규모보다 2.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총은 밝혔다. 이같은 임금격차 확대는 결국 하청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로 이어져 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기업들이 신규인력 채용을 꺼리는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경총은 지적했다. 경총은 이에 따라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과제로 △생산성에 입각한 임금 조정 원칙의 정착 △대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자제를 통한 하청단가 현실화 △임금피크제 도입 △성과주의 임금체계 도입 △간접노동비용 부담 완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등을 제시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