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0시),중국 최초의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가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3개의 모듈로 구성된 선저우 5호는 인민해방군 우주인대대 소속 양리웨이(楊利偉.38) 중령을 태우고 창정(長征) 2-F 로켓에 실려 발사된 후,로켓에서 분리돼 고도 3백43km의 지구 타원궤도에 진입했다. 양리웨이는 발사 34분만에 "상황이 양호하다"는 첫 교신을 보내왔으며,8분뒤 이번 프로젝트를 총지휘한 리지나이(李繼耐)는 선저우 발사 성공을 선언했다. 선저우 5호는 23시간 동안 지구를 14바퀴 돈 뒤 16일 오전 6시께 네이멍구 자치구 쓰쯔왕치(四子王旗)의 초원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CCTV는 선저우 5호 발사 30분 뒤 발사장면을 대륙 전역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CCTV는 당초 이를 생중계할 예정이었으나 95년 인공위성 발사 실패 장면을 실시간으로 내보낸 악몽을 우려해 생중계 계획을 취소했다. 현지언론들은 "광활한 우주,첫번째 중국방문객을 맞이하다"(신화통신) "영웅을 보냈다.중화민족 역사상 최초의 위대한 출정"(인민일보) 등의 제목으로 발사 사실을 크게 보도했다. 인터넷매체인 시나닷컴은 "중국이 육·해·공 개념을 뛰어넘어 제4의 영토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중국대륙은 이날 온종일 우주 열풍에 휩싸였다. 주취안 발사기지 주변은 발사광경을 보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붐볐다. 전날 도착한 관광객들은 세 배가 껑충 뛴 호텔 숙박료에도 불구하고 방을 구하지 못해 노숙을 해야 했다. 난징의 서점가에는 항공우주서적 코너가 인기를 끌었고 발사 전날 발매된 선저우 5호 기념우표가 순식간에 수천세트 이상 팔려 나가기도 했다. 날씨가 맑으면 밤에 육안으로 선저우 5호를 볼 수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가면서 이날 밤 망원경을 들고 불빛이 없는 산 등지로 몰려가는 중국인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은 현장에서 발사성공을 지켜봤다. 중국 지도부는 유인우주선 발사를 공산당의 위업으로 과시하려는 듯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 체제의 개혁노선을 확정한 제16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폐막 다음 날을 발사일로 정한 것도 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후 주석은 "중국의 첫 유인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됨으로써 우리의 위대한 조국에 영광을 가져다줬다"며 "중국 인민들의 역사적인 도약을 보여준 것"이라고 치하했다. .중국은 유인우주선 발사가 기술대국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구이동 중국과학원 국장은 "선저우 5호 발사는 중력이 없고 청정상태인 우주에 이상적인 산업기지 건설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미국과 러시아처럼 우주정거장에 반도체 합금 등을 생산하는 워크숍을 갖출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특히 선저우 5호에는 중국산 창정윤활유가 사용돼,세계 일류수준임을 과시했다. 이 윤활유를 만든 중국석유화학(Sinopec)은 이날 인민일보 인터넷 등을 통해 중국의 첫 유인우주선에 자사 제품이 사용됐다는 자축 광고를 내보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