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일본 제조업체들이 '7대 부활 전략'을 통해 10년여에 걸친 장기 불황을 극복,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되찾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일회성 구조조정이 아닌 근본적인 체질개선 등의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5일 '일본 제조기업 부활의 교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 제조기업들의 꾸준한 구조조정과 체질 강화가 일본 경제의 상반기 중 3% 성장을 뒷받침하면서 장기 불황을 타개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일본 반도체 출하액이 지난 92년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일본 제조기업들이 높아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 디지털 가전시장에서 일본제품 점유율이 높아져 한국 중국과의 격차가 더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일본 제조업체들이 10년간 불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조건으로 △철저한 구조조정 △주력제품 승부 △신규시장 창출 △'Made in Japan'으로의 회귀 △지적소유권 강화 △일본식 경영 재창조 △신산업 클러스터 형성 등을 꼽았다. 일본 제조기업의 재부상에 대응하기 위해선 공장 해외이전,사업축소와 같은 방어적인 자세보다 생산혁신,신규시장 발굴,사업구조 고도화 등 공격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이를 위해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을 집중 육성해 IT(정보기술),BT(바이오기술),NT(나노기술) 등 미래 유망분야 신산업을 일본보다 먼저 선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조조정과 계열 파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들을 국내에 유치,한·일 양국 기업간 합작을 적극 유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특히 노사간 협조관계 구축을 생산성 향상의 밑거름으로 삼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인적관리시스템 도입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우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의 부활은 국내 기업에 기회보다는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구조조정을 단순한 채산성 개선 목적이 아닌 경영체질 개조 차원으로 끌어올린 일본 기업들의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