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숙성-저염도-발효과학-입체회오리.' 김치냉장고의 최대 판매 성수기인 가을을 맞아 '4사 4색'의 마케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김치냉장고 주요 업체들이 각자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내세우며 고객 잡기에 나선 것.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는 지난해의 1백60만대보다 약간 줄어든 1백50만대로 예상된다. 김치냉장고 보급률이 30%를 넘어서 성장세가 둔화된데다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심리마저 바짝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시장이 작아진 만큼 업체들간 시장 쟁탈전은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김치냉장고는 4·4분기 3개월 동안 70% 이상 판매되는 점을 감안할 때 10월이 본격적인 판매전의 서막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마케팅 포인트를 '맞춤숙성'으로 잡았다. 맞춤숙성은 김치를 담그는 시기에 따라 '김장김치 모드'와 '계절김치 모드'로 숙성 알고리즘을 달리해 4계절 내내 최적의 김치 맛을 내는 시스템.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김치냉장고는 겉으로 봤을 때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라며 "맞춤숙성을 집중적으로 홍보해 타사의 제품과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삼성은 시장점유율 45%를 차지,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1위에 올라선다는 목표다. LG전자는 '저염도 냉장과학'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일반 가정에서 건강을 고려해 김치를 짜지 않게 담는다는 판단에서다. LG는 김치 맛이 싱거워짐에 따라 김치 보관기간이 짧아지고 있는데 주목,신제품에 보관기간을 50% 이상 늘리는 '맛지킴' 기능을 채택했다. LG전자 김치연구소의 박찬현 책임연구원은 "맛지킴은 원하는 김치 맛이 됐을 때 주기적인 냉각으로 유산균에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김치가 쉬는 것을 방지한다"며 "상부냉각 방식으로 상하간 온도편차를 섭씨 1도 이내로 관리해준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맛지킴 기능을 적용한 저염도 김치냉장고로 올해 경쟁에서 1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내부 온도편차를 최소화한 '입체회오리 냉각방식'을 홍보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최근 김치냉장고가 대형화되면서 내부 온도편차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체회오리 시스템은 상부에 직접 냉기를 공급해 냉각속도를 30∼40%가량 줄여주고 외부에서 뚜껑을 연 뒤에도 냉장고 내부를 빠른 속도로 냉각시켜 온도편차를 최소화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위니아만도는 김치냉장고 출시 때부터 사용하고 있는 '발효과학' 컨셉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김치를 담근 직후 '저온숙성과 급속냉각'으로 김치의 아삭아삭한 느낌과 톡 쏘는 탄산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주요 포인트다. 이 회사는 최근 용량과 색상을 다양화한 모델을 추가해 제품 라인업을 보강하고 올해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는 방침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