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년 만에 명예퇴직을 실시한다. 정년보장과 고임금으로 올해 국정감사에서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한은도 최근 사회전반의 명퇴 바람에 노출된 셈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16일 "그동안 조직 축소 과정에서 신규 인력의 유입이 적어 중간계층이 비대한 항아리 모양이 됐다"며 "이로 인해 인사적체가 심화되고 실무 인력은 부족해져 올해 안에 명퇴를 실시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외환위기가 닥친 지난 98년 전 직원의 약 20%를 명퇴시켰다. 한은은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명퇴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적정 명퇴자 규모와 보상액을 정할 계획이다. 또 노조위원장 선거가 끝나는 다음달 6일 이후 노조와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은 직원들은 99년 퇴직금을 중간정산해 명퇴시 목돈을 받기 어려운 데다 최근 경기침체, 저금리로 고위직 간부들의 명퇴 신청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