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주쯤 안정세 접어들것" ‥ 환율 급등세 지속…전문가 의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환율이 연일 널뛰기를 하고 있다.
지난 14일 이후 사흘간 원ㆍ달러 환율이 30원 가까이 폭등, 원화가치는 2.5%가량 폭락했다.
하루 장중 변동폭도 10∼20원에 이른다.
지금과 같은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업 경영활동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원화가 국제 환투기세력의 공격 대상이 되거나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이탈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달러 약세 기조가 아직 여전한 데다 국내 경제여건도 환율을 계속 밀어올릴 상황은 아니므로 다음주 중에는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의 환율 급등세는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결과"라며 "환율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헤지펀드의 환투기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주변국 통화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괴리율이 커지게 되면 환투기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제 전체에 불확실성을 가중시켜 기업의 투자활동을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과 같은 금융지표가 급등락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라며 "내년 계획을 짜야 하는 기업들은 최근의 환율 급등락으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엔화대출을 많이 끌어썼거나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환차손이 생겨 금전적으로도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에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도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하면 일시에 빠져 나갈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화가치가 지나치게 약세(환율 급등)를 보일 경우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대만 일본 등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주변국으로 한꺼번에 몰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여건상 환율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당장 변화될 가능성이 낮고 금리나 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환율은 단기조정을 거친 뒤 제자리를 찾아갈 확률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최근 환율이 급등하자 국가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기우"라고 지적했다.
국내 요인으로 인해 환율이 올라갔다면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가 올라가거나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내던져야 하는데 지금은 정반대 상황이라는 얘기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