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SK비자금'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이 16일 일부 정치인의 부정축재를 비판하는 쓴소리를 해 주목을 끌고 있다. 안 중수부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사람의 시민 입장'에서 발언하는 것임을 전제로 "일부 정치인들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해 선거에 사용해도 문제인데 더러는 개인적으로 축재를 하는 사례가 있지 않느냐"며 "우리가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런 축재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느 특정사례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때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외국에 빌딩도 사고, 자신들에게 물려주고 그런다면 축재가 아니겠느냐"며 "수사팀도 수사를 하다 보면 분개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 중수부장은 또 한나라당 등 세 야당이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비리의혹과 관련,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수사를 시작할 때는 검찰이 수사기관으로서 제대로 가고 있다고 하더니 지금 와서는 우리가 고생하는 것은 알아주지 않는다"며 정치권의 특검 거론에 대해 섭섭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 중수부장은 오후 들어 "일부 정치인의 부정한 자금 수수 규모가 수백억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이 돈의 일부가 개인적 축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얘기한 것이지 특정 정치인을 지칭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이날 SK측으로부터 비자금을 받은 의혹이 있는 여야 정치인 2~3명을 내주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내주께 소환될 정치인들은 2000년 4ㆍ13총선 당시부터 작년말 대선때까지 SK측으로부터 정치자금 등 명목으로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20억~30억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