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업계 줄줄이 '아시아行'..HSBC '싼임금' 찾아 中.인도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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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에 이어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은행인 영국계 HSBC가 17일 콜센터와 백업센터와 같은 후선 조직을 인도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싼 임금'의 노동력을 활용해 원가를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JP모건체이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들도 이미 콜센터 등 일부 사업부를 아시아로 옮겼거나 이를 '검토 중'이다.
제조업에 이어 이제 세계적 금융회사들도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HSBC,런던 직원 13% 감축 추진=1백38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HSBC의 존 본드 회장은 "주주들을 위해 효율적이고 경쟁적인 구조를 갖춰야 할 책임이 있다"며 원가절감 차원에서 콜센터와 백업센터를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으로 옮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영국 내 전체 직원의 13%선인 5천4백명의 직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빌 달튼 소비자부문 CEO는 "런던이나 뉴욕 수준의 고임금을 주고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라며 "아시아지역으로 옮기면 임금은 물론 연금과 각종 세금도 크게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지난 96년 중국 광저우에 첫번째 프로세싱센터를 개설한 데 이어 2000년부터 백업센터를 인도로 옮기기 시작한 HSBC는 내년 1월부터 콜센터 등도 본격 이전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런던 본사의 경우 자발적 정리가 여의치 않으면 강제퇴직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세로 굳어지는 '아시아행 금융 엑서더스'=인도 뭄바이에 백업센터를 두고 있는 JP모건체이스는 올 연말까지 이곳의 인원을 1천1백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40명의 애널리스트와 지원요원을 뽑아 연구소를 세우는 등 고용인력의 수준도 단순 업무 위주에서 고급 두뇌업무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인건비가 저렴할 뿐 아니라 똑똑한 인재들도 많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굴지의 회사들도 후선 부서를 시작으로 회사의 무게중심을 아시아로 옮기고 있다.
인도의 임금 수준은 런던 뉴욕 홍콩의 10~25%선(인도경영대학원 분석)이다.
미국 금융연구소인 딜로이트리서치는 "오는 2008년까지 세계 1백대 금융회사들이 콜센터와 기술관련 직책 등 1백만개의 일자리를 인도로 옮길 것"이라며 "이는 전체 2백만 일자리의 절반으로 전세계 금융업계 종사자 15%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라고 밝혔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1백30억달러의 금융자산을 운용하는 글레미드트러스트의 수석투자임원(CIO)은 "제조업에 이어 금융업의 아시아행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