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적기시정조치 기준 중 '연체율 10% 이상'과 '최근 1년간 당기순이익 적자' 조항이 폐지됐다. 17일 금융감독위원회는 정례회의를 갖고 "현행 적기시정조치 기준이 카드사들의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금감위는 대신 연체 채권에 대환대출까지 포함되는 반기별 실질 연체율 개념을 도입하고 일정 목표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카드사에 대해서는 이행각서(MOU) 체결을 통해 건전성을 관리키로 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대환대출 규모가 증가하면서 현행 적기시정조치 기준의 실효성이 약화되고 카드사들이 단기간에 대규모로 자산을 상각·매각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카드사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금감위는 앞으로 MOU를 지키지 않은 카드사에 대해선 경영 실태평가 등에 반영,적기시정조치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기별 실질 연체율의 구체적인 목표치는 선진국 사례 등을 참고해 다음달 초에 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금감위는 카드사의 건전성 지표인 조정자기자본 비율을 계산할 때 조정총자산에서의 유동화 자산 포함 비율을 내년 1월부터 현재의 10%에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금감위는 또 조정총자산을 계산할 때 모든 자산에 동일하게 1백%가 적용됐던 위험가중치도 내년 7월 이후 현금서비스 1백20%,신용판매 80% 등으로 차등화하기로 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도 개별 자산의 경험손실률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차별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에 앞서 전업계카드사들은 현행 적기시정조치 기준이 카드사 경영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규제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실제로 전업계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적기시정조치 기준월에만 일시적으로 10% 이하로 떨어졌다가 다음달부터 다시 오르는 악순환 구조를 보여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