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이렇게 뚫었다] (11.끝) <좌담회> 관심분야 열정 쏟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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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0만~40만명의 대학 졸업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취업문은 턱없이 좁다.
대학가에선 '졸업=실업자'란 얘기마저 회자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는 17일 '취업난,이렇게 뚫었다' 시리즈의 주인공들과 함께 청년 실업의 현황과 취업 비결을 살펴보는 좌담회를 가졌다.
< 참석자 >
김현섭 < 스카우트 대표 >
송태헌 <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대리 >
송미연 < 제일모직 디자이너 >
조진희 < 넷마블 게임기획자 >
강현철 < 사회부 차장 (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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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청년 실업률은 지난 9월 6.6%로 전체 실업률의 두 배를 웃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론 대졸자 10명 중 4명은 아직도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느끼기엔 청년 실업문제가 어느 정도인가요.
△김현섭 대표=청년들이 느끼는 체감 실업률은 통계청 발표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입니다.
통계에선 수십번 원서를 내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취업을 아예 포기한 청년층은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청년 실업률은 24.5%(1백39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청년 4명 중 1명은 '백수'인 셈이지요.
△송미연=주변 사람들은 저처럼 디자이너와 같은 전문직은 상대적으로 취업이 쉽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도 않아요.
제가 입사한 제일모직의 경우 하계 인턴십에만 1천여명이 몰렸습니다.
서류전형과 현장과제 등을 통과한 50여명만이 겨우 인턴으로 일할 수 있었을 정도입니다.
△조진희=게임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업계는 영세한 업체가 많다 보니 업체당 직원 수가 보통 3∼4명 정도이고 10∼20명이면 그나마 나은 회사에 속합니다.
게임전문학원을 다닌 동기 30명 중 겨우 4∼5명만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사회=여러분은 이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일자리를 찾는 데 성공했습니다.
비결이 있다면 어떤 걸 들 수 있을까요.
△조진희=중·고교 때 게임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게임 기획을 생각하게 됐고 프로그램을 배우기 위해 대학 전공도 컴퓨터 공학을 선택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부족한 실무를 채우기 위해 게임 전문학원을 1년간 다녔습니다.
게임에 미쳐 게임만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돌이켜 보면 게임에 대한 열정이 결국 취업 성공의 비결이 된 것 같습니다.
△송미연=자신의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취업 제 1계명입니다.
저는 사회생활을 2년 이상 하다가 뒤늦게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이 길로 들어섰습니다.
열정은 넘치는데 문제는 남들보다 많은 나이였지요.
면접관들이 나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 같아 저 나름대로 준비했지요.
저의 열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대답을 준비하고 각종 콘테스트에서 수상한 경력도 내세웠습니다.
△김 대표=여기 참석하신 분들은 모두 자기가 원하는 분야를 고수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우선 인턴은 실무경험을 쌓고 자신에게 맞는 분야가 무엇인지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아르바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업동아리와 벤처창업까지 해보았다면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회사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취업에 유리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회=정부가 하루가 멀다하고 청년실업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부 대책을 평가해보면 어떻습니까.
△송미연=정부가 학원을 다니는 청년들에게 지급하는 학원비 지원과 대상을 지금보다 더 확대해야 합니다.
패션 디자인 등 일부 업종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학원의 경우 학원비는 거의 대학등록금 수준으로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인턴십을 실시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조진희=게임학원 등 전문학원의 상당수가 서울에 몰려 있습니다.
저처럼 지방 출신은 학원비를 지원받더라도 주거에 필요한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방에도 전문학원들이 세워질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합니다.
△사회=막상 취업이 되고 나니까 어떠세요.
실제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이 다르게 느껴지던가요.
△송태헌=기업들은 꼭 시험성적이 좋다고 사람을 뽑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성적은 평가 항목의 하나일 뿐이죠.목표로 한 기업에 취업하려면 그 기업이 어떤 '인재상'을 갖고 있는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산업 변화의 흐름을 미리 감지하고 목표로 한 회사의 업종에 필요한 자격증을 미리 따 놓는 것도 필요합니다.
△조진희=기업들은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구직자들은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경력직과 유사한 경험을 쌓는 것이 요구됩니다.
△김 대표='평생 직장' 대신 '평생 직업' 시대입니다.
이제는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자신의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분야(업종)와 잘할 수 있는 일(직종)을 고민해야 합니다.
자신이 할 일을 정했다면 일류기업 취업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해당 업종의 중소기업으로 눈높이를 낮춰 경력을 쌓는 전략도 괜찮습니다.
자신의 인생 항로에 맞춰 미리부터 취업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해 나간다면 취업문이 좁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정리=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