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무한경쟁 시대에 성공하는 기업이 되려면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5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로부터 제4회 감사대상(감사개인부문)을 받은 채상길 삼보컴퓨터 감사(52)는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며 감사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채 감사는 2001년 3월 취임해 경리·주식관리,물류,연구개발,해외법인,국내외 영업 등 회사 경영 전반에 걸친 전방위 감사를 펼쳐 오류를 발견하고 취약점을 개선,회사가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점을 인정받았다. 그는 "투명하고 건전한 기업풍토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 오류나 부정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감사는 이를 위해 ACL(전산감사활동)과 CSA(팀별자체감사제도)를 도입,전산시스템 오류나 비정상적인 업무처리를 전산을 통해 검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감사의 역할에 대해 "회사 임직원들을 감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와 임직원이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감사조직이 제도상으로는 독립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게 감사업무의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채 감사는 공무원으로 재직하는 26년간 올림픽조직위원회와 행정자치부,청와대 등을 거친 회계·세무분야 베테랑이다. 삼보컴퓨터 감사로 취임하기 전에는 국세청에서 전산운영 담당관으로 일해 전산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다. 채 감사는 "주주를 대신해 경영활동을 감시·감독하는 감사의 업무영역은 무한대라고 생각하지만 회사의 리스크 예방과 업무 효율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