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거래 비중이 외국인을 제치고 수위로 올라섰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개인투자자들에 의한 주식매매는 1천3백억주를 넘어서면서 전체 거래량의 29.9%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과 지난 1999년 한햇 동안의 실적을 모두 6% 포인트 웃도는 것이다. 또 올해 같은 기간동안 약 23%에 그친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을 7% 포인트 가까이 앞지른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비중 급상승은 최근 수개월간의 증시 활황과 주가 상승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거래소는 그러나 IT(정보기술)관련주등 일부 종목만이 장세를 이끌었던 1999년과 달리 최근의 증시는 주가 오름세가 전 종목으로 고르게 확산되면서 투자분위기를 호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수수료가 싼 인터넷 거래를 통해 수시로 주식을 사고파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어난 것도 큰 특징이라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은 가격 변동폭이 큰 일부 IT관련주와 값은 싸지만 유통물량이 많아 거래가 쉬운 종목을 특히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평균주가가 1만1천37.89엔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7일에도 도쿄증시 1부에서는 소프트뱅크 등 IT관련주에 인터넷 거래를 통한 매수주문이 대거 몰렸다. 소프트뱅크는 무려 30%에 달하는 주가상승률로 최근 1주일간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대상이 됐다. 쟈스닥(구 점두시장)에서도 전자상거래업체인 라쿠텐과 야후의 거래가 전체 장세를 주도했다. 한편 주가 전망과 관련,상당수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호조와 투자자들의 매수 의욕을 감안할 때 당분간 안정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산업계를 덮친 엔고 충격이 일단 수그러든 양상인데다 단기급등에 따른 이익실현 매물이 쏟아진다 해도 주가에는 큰 폭의 조정 압력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UFJ쯔바사증권의 곤도 게이코 애널리스트)도쿄미쓰비시증권의 후지도 노리히로 애널리스트 역시 "매물이 크게 늘어나도 현재 분위기로는 거뜬히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최저치와 비교한 최근의 주가상승률이 40%에 육박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닛케이평균주가가 1만1천엔을 넘어선 이상 기관투자가들의 매물이 홍수처럼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기관투자가들이 이익실현에 나설 경우 증시 충격은 예상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