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변호사들이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 러시에 편승, '미래 황금 시장'을 선점하면서 장기불황으로 한계에 이른 국내시장의 대안으로 대륙의 법률서비스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19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대륙은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인준을 받아 상하이에 대표사무소를 개설했다. 그동안 업무제휴 또는 컨설팅회사 설립을 통해 우회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진출한 로펌은 있었지만 중국 정부의 공식 인증을 받기는 대륙이 처음이다. 대륙 상하이사무소는 현지 최대 법무법인인 '의석율사사무소'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현재 4건의 M&A(인수합병) 중개에 관여하는 한편 30여개 업체에 법률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법무법인 리더스가 중국에 세운 'CHL벤처스'는 컨설팅 사무소 형태로 로펌 업무를 하는 케이스. 김기열 변호사는 "중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에 법인 설립부터 시장조사, 합작 파트너 선정, 영업망 구축까지 다양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한결은 지자체와 손을 잡고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고 있다. 김희제 변호사는 "현재 안산시와 협정을 맺고 7개 기업의 중국 투자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 중국 관련 매출이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들 로펌이 중국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국내 기업의 중국 투자가 증가하면서 법률 서비스 수요도 함께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대금 미결제, 계약 파기 사고가 증가하고 있고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보호 차원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늘리는 것도 법률 서비스 수요를 확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법무법인 화우의 나승복 변호사(베이징대 법학박사)는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과 관련된 법률 서비스 시장이 '뜨면서' 국내 굴지의 대형 로펌들도 중국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중국 전담팀을 가동한 법무법인 태평양은 조만간 중국 내 공인 대표사무소를 열기로 하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김&장은 사법고시 출신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는 장기 전략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김&장 관계자는 "현재 일부 소속 변호사가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에서 연수 중이며 독자적으로 유학 중인 변호사 스카우트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베이징에는 10여명의 변호사들이 대학에서 중국어 연수를 받으며 중국 법률시장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정법대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소삼영 변호사는 "중국 법률시장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2∼3년 뒤를 보고 준비하는 국내 변호사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륙의 최원탁 변호사는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이 늘면서 상하이와 창장(長江) 삼각주 지역의 법률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제 국내 로펌들도 본격적으로 중국시장 연구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ㆍ이관우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