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통화가치 절상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8,19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 정상들과 잇따라 만나 외환시장 개입의 중단을 촉구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 중인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의(20∼21일) 개최 하루 전날인 19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개별회담을 갖고 "환율은 시장의 힘에 따라 움직이도록 놔둬야 한다"며 중국의 변동환율제 채택을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환율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길 희망한다"며 "그래야만 양국간 심각한 무역수지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달러당 8.28위안으로 환율을 고정시킨 '페그제'가 연간 1천억달러가 넘는 미국의 대 중국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라며 "중국의 환율 페그제는 현재 미국 경제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후진타오 주석은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미국은 물론 모든 국가에 이익이 된다"며 당분간 환율 시스템을 변경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현 제도를 계속 '개선(improve)'시켜 변동환율제 채택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지만,아직은 그 시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도쿄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강한 달러'정책에는 변함이 없으며,환율은 시장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거듭 강조,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간접 비판했다. 한편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이날 관영 신화통신과의 회견에서 위안화 변동에 대한 역내의 합의가 이뤄지면 변동 대역을 (현행 달러당 8.28위안에서) 8.3~8.7위안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위안화 가치를 최대 5% 평가절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