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에 대한 외국인 비중이 40%에 육박하자역기능도 고려해야할 시점이라는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비중 증가는 그동안 대체로 해당 기업의 투명 경영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순기능' 만 부각돼 왔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비중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고 우량주를중심으로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독점'이 지속되자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대비책도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 외인 비중 세계 상위권 국내 상장사의 외국인 비중이 세계적으로 상위권인 40%에 바짝 다가섰다. 2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말 마감 기준 거래소시장 상장 주식의 전체시가총액 324조4천608억원에서 외국인 보유분은 39.44%(127조9천821억원)로 40%에육박했다. 더욱이 `알짜 기업'인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가운데 삼성전자(58%)를 비롯해한라공조(91%), 한미은행(88%), 국민은행(70%) 등 10개사는 외국인 비중이 절반을넘어섰으며 외국인 비중이 30% 이상인 기업은 78개였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97년 14.6%에서 외환위기 이후인 98년 18.6%, 99년 21.9%, 2000년 30.1%, 2001년 36.6%, 지난해 35.46%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 비중은 최근 파악된 다른 주요국의 외국인 비중에 비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는 2000년말 기준 주요국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미국 10.1%, 일본 18.8%(2001년3월), 대만 15.9%(2001년말), 영국 32.4%, 프랑스 36.5%, 독일 19.9%, 스페인, 34.7%, 스웨덴 34.7% 등으로 파악했다. ◆ 경영간섭 심화, 경영권 위협 가능성도 외국인 비중 증가가 경영의 투명성 제고나 주주중심 경영 등엔 도움이 되지만역기능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이 증가된 지분을 앞세워 경영 간섭에 나설 경우 자율 경영을 해칠 수 있고 외국인 대주주의 의도에 따라서는 경영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서 갑자기 빠져나갈 경우 지배구조 자체의 혼란을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증권 김승식 주식조사팀장은 "금융불안이나 북한 핵 문제 등으로 외국인들이 빠져나갈 경우 가뜩이나 취약한 수급 구조상 시장은 커다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면서 "지난 외환위기 때 이런 부작용이 나타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지분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해외 매각이나 외교적 결정등에도 자신들에 유리한 쪽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파워'를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주식 보유비중이 높은 가운데 주가 상승으로 인한 과실을 외국인이 독차지해 국부가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외국인 비중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외국인 비중 확대가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지나치면 증시가 철저히 외국 요인들에 의해 좌우돼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전문가는 외국인의 일방적인 시장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연기금 등장기 투자기관의 적극적인 주식투자 등 장기 수요기반 확보 ▲국내 투자자들의 장기투자문화 정착을 위한 의식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