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뉴5시리즈'..120km 급커브길도 직선레일처럼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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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위를 낮고 유연하게 나르는 한 마리의 제비.
BMW 뉴5시리즈가 그랬다.
1972년부터 출시된 기존 5시리즈가 독일식 기능미의 정점을 보여줬다면 뉴5시리즈는 그 차원을 넘어선 걸작.
세단의 부드러움과 스포츠카의 힘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뉴5시리즈의 디자인 책임자인 크리스 뱅글씨는 "아내가 어느 순간 예뻐보일 때가 있듯 달리면서 핸들링을 하거나 쭉 뻗어나갈 때 '아'하며 놀라는 '순간'이 있다.그 순간을 발견할 때 차의 매력에 푹 빠져든다"고 했던가.
속도에 따라 이상적으로 핸들을 꺾을 수 있게 하는 액티브 프론트 스티어링과 쏠림 현상을 잡아주는 다이내믹 드라이브 시스템의 위력은 대단했다.
말레이시아 세팡서킷에서 푸트라자야(구간거리 1백17km)로 향하면서 만난 수 많은 굽은 도로가 부담스럽지 않았다.
1백20km 이상의 속도로 급커브를 하는 데도 마치 직선 레일 위를 달리는 듯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백km까지 도달하는 데 6.9초밖에 안걸리는 엔진은 고속도로에서 앞선 차를 추월하고 차선을 변경할 때 놀라운 순발력과 급가속력을 증명해 냈다.
끝이 안보이는 직선거리에서는 어느새 1백80km,2백km를 훌쩍 넘었으나 시속 80km 정도의 속도감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그 뿐인가.
뉴5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디자인적 완성도.
'Form follows Function(기능이 뛰어나면 디자인도 아름답다)' 원칙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창의성을 많이 담아냈다.
그릴 등 BMW의 전통적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보디라인은 늘씬한 여성의 몸매를 연상시킨다.
독수리의 눈을 빼닮은 헤드라이트는 강한 남성의 파워를 느끼게 한다.
우아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외관은 계기판 패널 등 차 내면까지 이어져 운전자에게 더 없는 편안함과 즐거움을 안겨준다.
크리스 뱅글씨는 "뉴5시리즈는 오목과 볼록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이내믹함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했다"면서 "미래 디자인은 그 다이너미즘을 차 안에 어떻게 적용하고 표현해 내는가에 달려있다"고 했다.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이철민 기자 press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