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볍게, 더 빨리 '차가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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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진화한다.
'더 가볍게,더 빨리,더 튼튼하게…'가 진화의 큰 줄기다.
어떤 차체를 적용할지,어떤 재질의 부품을 사용할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올해 국내에 소개된 수입차들의 트렌드를 보면 그런 진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알루미늄 차체를 채택한 차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
상반기에 출시된 아우디의 뉴아우디 A8,재규어의 뉴XJ,그리고 최근 소개된 BMW의 뉴5시리즈가 대표주자들이다.
기존 모델에 비해 무게가 훨씬 가벼워지고 연비가 개선된 게 특징.
고진모터임포트가 수입해 판매하는 뉴아우디 A8은 동급 차량보다 1백kg 이상 가벼워졌다.
강도는 일반 강철 차체 차량보다 30∼50% 정도 높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ASF(Aluminum Space Frame) 기술 덕분이다.
알루미늄 프레임은 아우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1994년 아우디 A8모델부터 적용됐다.
현재 A2와 A8 전모델에는 ASF가 적용되고 있다.
차체 프레임 모두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조립한다.
고진모터임포트 관계자는 "알루미늄 보디를 채택하면 강철 차체보다 통상 30∼40% 정도 가벼워 연비를 대폭 개선시킬 수 있고 휨,비틀림이 적어 안전성에다 내구성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랜드로버&재규어코리아가 수입·판매 중인 재규어 뉴XJ는 차체 중량을 40% 줄였고 강도는 60% 높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뉴XJ 4.2 모델의 경우 무게가 1천6백15kg으로 강철구조인 메르세데스-벤츠 S600 모델보다 무게가 4백45kg나 덜 나간다"고 설명했다.
뉴XJ 3.5 모델은 ℓ당 연비가 10.2km로 경쟁차종인 벤츠 350(7.4km),BMW 735Li(7.6km)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뉴XJ가 항공기 제작방식의 리벳조립을 적용했다는 대목.
알루미늄 차체는 소재의 특성상 용접이 어렵다.
따라서 특수용접을 사용해 차체를 만들어 왔다.
그러나 용접시 열이 발생,소재가 균등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리벳조립 방식은 각각의 알루미늄을 단일 차체구조로 용접하는 대신 로봇이 3천1백80개의 특수리벳을 박아 넣는다.
열을 이용하지 않아 팽창과 수축의 문제가 없고 높은 정밀도를 자랑한다.
필요한 곳에는 에폭시 계통의 접착제를 사용,충돌이나 접촉사고 등으로 수리를 해야 할 때 손상된 부분을 잘라내고 새로운 부품을 리벳으로 고정시키면 복원된다.
BMW코리아가 수입·판매하는 뉴5시리즈는 차의 앞부분에 알루미늄을 적용해 이전 모델보다 중량을 75kg 줄였다.
자체 앞축의 스프링에 달린 스프링 지지대에는 마그네슘,실리콘,망간 조합물,알루미늄의 혼합물을 사용했다.
섀시와 서스펜션 소재로도 알루미늄을 적용했다.
알루미늄 차체의 단점도 적지 않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BMW 본사의 피터 괴텔 제작기획담당 이사는 "알루미늄 차체는 강철보다 제작단가가 비싸고 일반 정비소에서 수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물론 알루미늄 소재가 자동차 진화의 궁극적 목표점은 아니다.
알루미늄보다 더 강하고 질긴 강화 플라스틱 등의 복합소재가 일부 차량에 적용되고 있다.
BMW코리아는 내년께 그런 소재를 적용한 M3 CSL 모델을 한국에 수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