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의 SM5 부분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중 'SM5 520V'를 탔다. 개인적으로 지난 2000년부터 이 차를 운행해왔기 때문에 과연 얼마나 바뀌었는지 호기심이 일던 터였다. 승차감은 SM5 특유의 묵직함과 안정감이 그대로였다. 6기통에 최고 6천4백rpm의 출력을 내는 엔진 성능은 르노삼성이 이번에 18개월의 개발기간을 쏟아붓고도 엔진에 거의 손을 대지 않은 이유를 짐작케 해준다. 순간 가속력 역시 동급 차종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후륜 제동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EBD(Electronic Brake-force Distribution) 타입을 적용한 ABS 덕분에 고속 주행시 핸들링도 훨씬 간결한 느낌이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중후한 느낌의 '마호가니 우드 그레인'과 가시성을 높인 '뉴 그래픽 고선명 계기판'을 채택해 전보다 훨씬 깔끔한 분위기를 풍겼으며 외관 역시 세련된 라인과 색깔로 기존 이미지를 이어갔다. 이번 모델은 또 무려 24가지 추가 사양을 채택해 편의성을 대폭 높인 것이 특징. 후진시 물체와의 거리를 감지하는 후방경보 장치를 범퍼 내에 새롭게 추가해 중대형 세단의 상품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 기술과 위치추적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정보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길 안내에서 실시간 교통정보에 이르기까지 최적의 주행 환경을 구현했다. 다만 내비게이션의 경우 길을 잘못 들어 바른 정보를 안내받을 때까지 간헐적으로 시스템 전환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 '옥의 티'였다. 이와 함께 CD 6개를 넣을 수 있는 체인저를 내장한 플래티늄 오디오는 감각적이고 합리적인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호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모델은 또 운전석을 포함한 이른바 '세이프티 존'에 고강도 소재를 사용해 충돌시 탑승자 보호를 강화했으며 사이드 임팩트 바의 안전성도 높였다. 충돌시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장치와 시동을 끄면서 키를 뺄 때도 도어 잠금이 해제되는 장치도 눈길을 끌었다. 새 모델이 과연 내년에 출시될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중형차(프로젝트명 NF)와 좋은 승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