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나흘째 청와대를 향해 전면적인 인적쇄신을 요구했다. 천 의원은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내 요구가 권력투쟁이나 당의 소외감 표출 정도로 보는 관점이 있으나 말도 안 된다"면서 "청와대가 대통령 권력을 내줄 위기에 처했는데도 내부에서 아무도 책임지겠다고 나선 사람이 없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취임 후 7~8개월만에 지지도가 이례적으로 추락했고 대통령은 스스로가 재신임을 묻겠다고 나섰다"며 "나와 통합신당 의원들의 요구는 대통령 권력이, '파이' 자체가 날아갈지 모르는 위기의식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쇄신요구 발언에 이은 이광재(李光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사표제출을 놓고 당.청간 권력투쟁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 "천정배가 어떤 사람인데, 내가 청와대 실세들과 경합해 권력의 단맛을 보고...권력투쟁할 하등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내가 앞장서 발표한 이유도 그 문제에 있어 가장 자유스러운 게 천정배이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화제를 당.청관계로 돌려 쇄신요구의 순수성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천 의원은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 과정에서 신당이 제외된 점을 거론한 뒤 "과거집권당은 제왕적 총재가 지시하면 따라갔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신당을 만든 것 아니냐"며 "당.정 또는 당.청 관계는 대등한 협력관계이거나 당이 그 위에 서서 끌어갈 수 있는, 비판적 협력 및 견인관계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이제 청와대에 대해선 `건의'가 아닌 `요구'가 돼야 함이 옳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쇄신 문제는 일회성으로 끝날 일이 아니고 위기가 사라질 때까지 우리 진영내에서 계속될 진행형"이라고 말하고, "당정이 위기에 공동 대처해 신임투표에서 승리해야한다"면서 "이광재 실장 일로 `이번에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 당장 그만둬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