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비벤디유니버셜게임즈 등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횡포로 국내 업체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게임 업계에서는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이들 외국 업체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MS는 최근 국내 메신저 업체들이 서비스해온 MSN메신저와의 연동 기능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MS는 지난 8월 중순 메신저 연동 서비스가 MSN메신저의 보안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라이선스 계약 없이는 연동 서비스를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MS는 그러나 연동 기능 중단 하루 전인 지난 15일에야 뒤늦게 SK커뮤니케이션즈 드림위즈 KTH 등 국내 메신저 업체들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MS 관계자는 "심각한 보안상의 우려 때문에 당초 일정대로 연동 기능을 중단시킨 것"이라며 "한국 인터넷 사이트와의 연동 방식이 서로 달라 제때 파트너 계약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 업체들이 MS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으나 MS측이 무성의한 자세로 일관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MS의 연동 기능 중단으로 국내 일부 메신저 업체들은 사용자가 20% 안팎까지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다. 비벤디유니버셜게임즈의 자회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국내 게임업체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이 회사는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를 당초 국내 게임업체를 통해 서비스하기로 했으나 방침을 바꿔 직접 서비스하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가 국내 게임업체 실사과정에서 직원들의 월급 경력 학력은 물론 마케팅 전략까지 면밀히 조사한 뒤 직배를 결정했다"며 "온라인게임 운영 경험이 없는 블리자드가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노하우를 사실상 빼내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블리자드가 처음부터 직배를 염두에 두고 국내 게임업체들을 실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비벤디유니버셜게임즈코리아는 월드 오브 워크레프트의 직배를 발표하기 전부터 게임운영 인력을 충원하는 등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여왔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