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시장 개방에 대응하려면 법률 서비스를 하루 빨리 강화해야 하는데 한국은 아직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산업정책연구원(IPS)과 공동으로 미국식 로스쿨(LLM·법학석사과정)을 설립,운영 중인 데이비드 반 잔트 노스웨스턴대 법과대학장(50)은 "기업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법률 서비스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국내 처음으로 로스쿨을 설립한 그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한국 로스쿨은 고급 연수 프로그램으로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법과대학중 상위 7위에 랭크돼 있는 노스웨스턴대는 사회 변화를 수용하는 신축적 커리큘럼과 실제 사건을 다루는 임상법학 교육 등 실무적용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에 개설한 LLM은 1년 과정으로 계약법과 상거래법 해외직접투자법 증권거래법 등 8개 과목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또 미국의 연방·항소법원,시카고 금융시장 등에서 현장 연수 기회도 갖는다. 강의는 월·수·금·토요일 저녁시간에 노스웨스턴대 교수진이 영어로 진행한다. 잔트 학장은 "미국에서 변호사 시험에 응시하려면 3년의 JD과정을 이수해야 하지만 LLM과정은 1년만에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잔트 학장은 방한 기간중 법조계 인사와 기업인 등을 만나고 서울대 법대 교수들과 세미나를 갖기도 했다. 그는 "선진 법률회사들은 국제활동 경험이 많고 전문가들의 네트워크가 잘 돼 있다며 이들과 경쟁하려면 사회 변화를 앞서 읽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로펌이 제조물법 등 새로운 법률체제에 적응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으로 인수합병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하고,이같은 여파가 머잖아 한국에도 미칠 것임을 경고했다. 30대에 법과대학장이 된 반 잔트 박사는 국제금융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노스웨스턴대 법과대학을 명문대열에 올린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