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너무 느슨 독해져야 1등 된다".. 김쌍수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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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기업(Great Company)을 만들려면 우리 모두 독해져야 한다."
지난 1일 LG전자의 최고 사령탑을 맡은 김쌍수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김 부회장은 그동안 중국 출장과 각종 회의 주재 등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를 앞세워 '강단 있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최고경영자로서 지금까지 드러난 김 부회장의 구상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독한 경영'.
김 부회장은 "과감한 혁신을 위해서는 뭔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LG전자의 체질을 보다 강인하고 집요한 형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 재무 영업 등에 새로운 가이드 라인을 적용할 것이라는 방침도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김 부회장의 인사 원칙.
그는 이미 '신상필벌'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밝혔다.
사업본부나 단위 부서별로 분명한 목표를 부여,목표에 미달하거나 실기를 한 임직원들에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것.
승진 인사도 연공서열이나 온정주의적 의사결정보다는 철저하게 실적이나 회사에 대한 기여도를 중심으로 실시하겠다는 생각이다.
김 부회장은 변별력 확보를 위해 세부 사업단위까지 '사업 실명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이에 따라 연말 인사를 앞두고 20일 처음 열린 인재개발위원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규임원 승진 대상과 기준,기존 임원들의 보직 변경 등을 논의하는 이번 회의를 통해 이른바 '김쌍수 호(號)'의 색깔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수익성 제고와 혁신은 김 부회장의 최대 관심사.
김 부회장은 우선 주요 사업부서의 재고를 30% 감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총 원가 대비 재료비 비중도 단계별로 줄여 2005년까지 현 수준의 70% 선까지 내리도록 했다.
연구개발(R&D)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겠지만 일반 투자는 신규 자금보다 이같은 원가절감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뜻도 비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를 통해 현재 6∼7% 선인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을 10% 선까지 끌어올려줄 것을 독려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생산현장을 중심으로 적용해온 6시그마 운동을 연구개발 서비스 일반 관리업무 등의 분야로 광범위하게 확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옛 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백지상태에서 전향적인 일을 모색하자'는 뜻의 TDR(Tear Down & Redesign)활동도 가속화한다는 생각이다.
그가 오랫동안 맡았던 창원공장은 혁신을 위한 준비가 완벽히 갖춰졌지만 다른 공장의 혁신 의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혁신에 대한 김 부회장의 집념은 '일등 기업'의 건설과 연결돼 있다.
그는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일등"이라며 "부하 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왔는데 '어디 샘플 좀 구해와라'는 식으로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