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말도 많았던 하나로통신의 진로가 뉴브리지-AIG 컨소시엄 외자유치안이 임시주총에서 통과됨으로써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느낌이다.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은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획득하고 하나로통신은 단기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향후 두루넷을 포함한 통신시장 구조조정에서 하나로통신이 또 하나의 유력한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나로통신과 3대주주인 SK텔레콤이 추진한 이번 외자유치안에 반대를 분명히 했던 1대주주 LG그룹이 주총과정을 문제삼는 등 자칫 법정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하나로통신이 또 다른 불확실성에 휘말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만약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하나로통신 문제는 가닥이 잡히겠지만 또 다른 여파,다시 말해 LG그룹의 통신사업 전략에 일대 변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확보를 통해 유무선 시장에 걸쳐 이른바 통신3강을 노렸던 LG그룹으로서는 적잖은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LG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통신시장 전반이 소용돌이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래 저래 통신시장이 안정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사태가 정리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하나로통신 문제는 조속한 시일내에 분명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하나로통신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것은 주요 대주주들간 이해관계 때문이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정책당국의 애매하기 짝이없는 태도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하나로통신이 계속해서 갈피를 못잡는 상황이 지속되면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통신시장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하나로통신의 불확실성은 반드시 해소돼야 할 과제였던 것이다. 하나로통신 문제가 매듭된 이후 통신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이다. 그동안 정부는 직·간접적으로 통신3강 정책을 말해왔다. 하나로통신이 어떻게 될 것인 지도 바로 그런 맥락에서 주목을 받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SK텔레콤과 KT에 LG와 하나로통신이라는 2강 2약이 된 형국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통신시장 3강정책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아니면 포기한다는 것인지 분명히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정부는 새로운 정책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